오월이 구름 되어 사라져 가고 유월이 내린다. 오월의 여운은 꼬리조차 싱싱하다. 타는 갈증을 느끼던 오월이 막바지를 지나는 길목에서 오랜만에 단비로 목을 축이고 너무 좋아서 산들산들 초록 춤사위로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니 그 밑을 지나는 우리들마저 그 춤사위에 덩달아 춤추듯 즐겁게 산길을 걸었다. 비 온 후 산길은 촉촉한 생명의 바탕인 흙에서 올라오는 공기와 싱싱한 숲에서 나오는 향기로 가득찬 길을 걷는 내내 마음조차 혼미해질 정도였다. 청계산은 수도 없이 갔지만 큰 산 그늘 같은 밑자리에 인릉산이 있는 줄 몰랐네. 잘난 사람 옆에 있으면 늘 묻혀버리는 평범한 사람처럼 365.2미터의 인릉산은 그렇게 나지막하게 묻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나 보다. 성남 누비길 마지막 코스인 7코스를 걷다 보니 인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