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도도한 꽃의 여왕 (화야산)

반야화 2022. 3. 31. 20:37

얼레지, 또다시 그녀 앞에 엎드렸다.
도도한 그녀, 한자리에 가만히 있어도 사방에서 모여들어 스스로 굴복하는 인간들에 얼마나 우쭐했을까.

산이라고 다 있는 꽃이 아니다. 이토록 도도하고 이쁜 것들은 아무 데나 살지 않는다. 일급수가 흘러내리는 계곡이 있어야 하고 바람골이 있어야 되고 볕도 잘 찾아들어야 하는 조건을 갖쳐야 터를 잡는다. 터가 마련되면 마음껏 종족을 퍼뜨려 일대 장관을 이루며 그들만의 밭을 이룬다. 지난해에 이어 찾아갔는데 조금 때가 조금 이른 탓에 이제 막 이파리를 하나씩 들어 올리는 자태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우연히 본 꽃들이라면 찾아가지 않았겠지만 거기에 지금쯤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아름다움에 끄달려 가게 된다.

가평군 청평면 고려말기 1380년의 역사가 서려 있는 운곡암 일주문의 뒤태. 절은 가건물 같은 가난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일주문은 당시의 세월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괴불꽃


꿩의 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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