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온다습한 우리나라의 여름은 계절의 깔딱 고개다. 무사히 넘어가는 고개 위에도 신선한 즐거움이 있다.먼지 많은 우리나라에서 비 온 후 말끔한 날이 가장 좋은 날이라고 생각해서 바로 그런 오늘 아침 숲으로 들어왔다. 숲길 입새에선 공기가 습해서 천천히 걸으며 혼자 잔소리처럼 바람을 깨운다. "바람아 그만 일어나서 일 좀 해라" 바람이 내 목소리에 늦잠이 깼는지 30분 정도 오르니까. 정말로 바람이 살랑인다. 많이도 필요 없어. 몸에서 나오던 땀이 다시 땀구멍으로 들어갈 만큼만 필요해. 땀에 젖은 몸에 바람이 스미면 마치 레모네이드에 얼음을 넣어 꿀꺽꿀꺽 마시는 느낌처럼 내 몸 땀구멍이 청량음료보다 신선한 바람탄 공기를 시원하게 마셔댄다. 너무 좋다. 내가 살아갈 동내는 꼭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어. 적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