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화작가의"당신이 없을때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중에서...."봄날처럼 다정했다가 뼈를 부수는 서리처럼 냉정하고무한허공처럼 넓었다가 토끼굴처럼 속 좁고,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자유롭다가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부자유하고,꽃 피는 소리 들릴 만큼 고요했다가 벌집처럼 소란하고목화솜처럼 부드러웠다가 호랑가시나무처럼 날카롭고무슨 일에도 무심했다가 사소한 일에 감정 과잉이고오체투지 수행자처럼 인내심 많았다 극의 방향을 잃은 나침반처럼 초조하고속수무책으로 매혹되었다가 속절없이 환멸에 젖고 민들레 풀씨처럼 놓아주었다가 도깨비바늘처럼 달라붙고살아 있는 모든 것에 가슴 뭉클했다가 반나절 만에 안색을 바꾸고거리의 상점처럼 열려 있다가 봉쇄수도원의 덧문처럼 닫히고새로 핀 분꽃처럼 희망찼다가 구겨진 포장지처럼 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