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서기 두 달 동안 정지되었던 우리들의 자연학교가 구월과 함께 개학을 했다. 그러나 아직은 위력을 떨치던 열기가 남아 높은 위치로 가기엔 무리여서 평지인 홍릉으로 나들이를 간다. 홍릉은 명성황후의 능이 있던 자리지만 남양주 능곡으로 이장해서 고종황제와 합장을 했지만 수목원명칭을 그대로 홍릉수목원으로 쓰고 있다. 개장시간이 열 시부터여서 정문에서 한참을 대기하다가 들어간다. 숲으로 들어가니 삼 일간 비가 많이 내려서 기온이 낮아졌지만 너무 습해서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숲은 이미 오뉴월 같은 활기가 아니다. 한철이 전부인 줄 알고 열심히 울어대던 매미들의 합창도 힘 없이 느려진다. 겨우 두어 달 살아내려고 숨죽여 지내던 시간이 얼마였는지 땅은 알고 있다. 봄가을이 더 있다는 걸 모르는 매미는 그만 한해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