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동안 도시도 휴식을 취한다. 길이 텅 비었다. 가장 좋은 때에 주어진 추석 황금연휴다. 다들 누구를 찾아, 무엇을 찾아, 어디로 떠났을까. 모두가 돌아올 때는 좋은 사람 만나 행복을 담아 오길 바라며, 오늘만은 이 한갓진 긴 길을 혼자 즐기는 나만의 길이 되었다.초록만 무성하던 벚나무가지가 어느새 듬성듬성해지고 그 빈자리에 붉은 잎 몇 개가 달리니 여름과 가을이 한 나뭇가지에서 자리바꿈을 하며 인사를 하는 듯하다. "잘 가, 잘 있어" "곱게 물들어 아름답게 떠나" 하면서.조용한 벤치에 앉아있는데 노란 낙엽하나가 내 옆에 소리 없이 내려앉으며 가을을 전하는데 도토리 알밤 떨어지는 소리가 투닥투닥 고요를 깨뜨린다. 윤기 나는 알밤 하나를 주워 만지니 가을이 내 손안에 까지 들어와 만져지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