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밤의 바탕화면에 낮에 본 그 감동을 그리느라 잠은 달아나고 그 절륜했던 잔상에 깊이 매몰되어 있었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추가할 것이 없을 때, 더 이상 덜어낼 것이 없을 때 하는 말인데 낮에 본 오대산의 절경은 가을이 만들 수 있는 모든 걸 갖춘 완벽함이었다.수많은 명승, 명찰을 품고 있는 오대산을 몇 번이나 갔다고 생각했는데 그 몇 번이 오대산의 권역일 뿐 정작 주봉은 보지 못하고 언저리만 돌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해 겨울에 어떤 코스로 올랐는지도 모를 정도로 눈보라가 심해서 차문이 열리지 않을 정도로 거센 눈보라 속에서 뭘 봤는지 기억도 없으니 오대산에 올랐다는 말을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고 한밤중에 적멸보궁에 갔을 때는 천지를 분간할 수 없었고 선제길에서 제대로 아름다운 맛을 봤을 뿐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