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파아란 하늘, 가을 자리다. 여름 내내 지독한 산모기의 공격 때문에 공원 산책을 못하게 되었는데 며칠 전에 태풍을 만난 산이 걱정스러워 올라 가는데 숲에 들어서자마자 모기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드는데 까짓것 후유증만 남기지 않는다면 피를 나누어 줄 수도 있지만 한 번 물리고 나면 오랫동안 가렵고 붓고 고생을 하기 때문에 산 모기는 피해야 한다. 그렇지만 오늘은 끝까지 올라가서 공원을 살펴봐야 할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집에서 바라볼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는데 키 큰 나무들이 꺾이고 뽑히고 넘어지고 해서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태풍이 할퀴고 간 상처가 너무 심해서 눈물이 났다. 문을 닫고 걱정 없이 잠든 사이에 아무런 느낌도 없이 잘 잤는데 숲은 태풍을 만나 저토록 상처투성이가 되도록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