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단 한 번의 기억으로 남겨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 첫사랑의 추억처럼, 그걸 지키지 못하고 오늘 또 오류를 범했다. 이곳으로 이사 온 지 3년째, 첫해 봄에 진달래 능선에서 능선 양쪽으로 진달래가 마치 래드 카펫을 밟고 걸어가는 주인공의 들러리처럼 화려하게 늘어서 있었다. 그때 나는 그 길을 선택된 주인공처럼 진달래의 축복을 받으면서 걷는 기분을 느꼈었지. 그렇게 기분 좋은 기억을 담아 오던 밤에는 잠도 이룰 수 없었다. 잠자리에 누워 있으면 낮에 본 그 꽃 길이 깜깜한 밤에도 꽃잎을 열고 그 빛깔로 그렇게 아름답게 피어 있을까, 아니면 달님이 놀아줄까,하는 철 없는 생각 때문에 해마다 봄이면 잊을 수 없는 기억이고 추억인데 차라리 아름답게 남겨둘 걸 작년 봄에도 찾아갔었고 오늘도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