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

반야화 2011. 6. 21. 14:04

고은 시인이 소년 소녀들을 위해 쓴 세상에서 가장 슬기로운 이야기 중에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

세상에는 가장 강한 것이 12가지가 있다. 그중 첫 번째는 돌이다. 그러나 돌은 무쇠로 때리면 깨뜨릴 수 있다. 그러면 무쇠가 가장 강한가? 그렇지 않다. 무쇠는 뜨거운 불에 들어가면 녹아 버린다. 역시 불이 쇠보다 강하다. 그러나 불보다 강한 것은 물이다. 불은 물로 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보다 강한 것은 무엇인가? 그건 구름이다. 물은 증발하여 구름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구름보다 강한 것은 바람이다. 바람은 구름을 이리저리 날려 버릴 수 있다. 그러나 바람이 강하다지만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 그러니 바람보다 강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보다 강한 건 두려움이다. 사람은 두려움 앞에서 벌벌 떤다. 그러나 두려움보다 강한 게 있다. 그건 술이다. 술을 먹으면 두려움을 잊어버릴 수 있으니까. 술보다 강한 것은 잠이다. 잠을 자고 나면 술은 깨끗이 깬다. 그러나 잠보다 강한 것은 죽음이다. 죽음은 영원한 잠이므로. 그럼 죽음을 이길 수 있는 가장 강한 것은 무었까? 그건 사랑이다. 사랑은 모든 걸 이겨내는 가장 위대하고 훌륭한 힘이다. 사랑이야말로 가장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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