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땅에 틈이 생기고 틈새마다 새봄이 피어오르네. 천지 간에 오마던 약속을 지켜 내 앞에 와 있는 봄. 약속과 약속 사이에 일어나는 기다림이 설렘이네. 온다는 시간을 기다리는 건 맞이할 마음을 단장하는 일.
축제는 시작되고, 대지라는 무대에 꽃들이 납신다. 진달래, 개나리, 목련, 벚꽃, 순서대로 등장하는 무대. 잎들은 2막을 기다리고 바람은 효과음을 만든다. 나는 구경꾼, 슬픈 구경꾼, 너무 아름다운 것은 슬픔이다
눈에 보이는 건 만남이 아닌데 맘을 나누는 게 만남인데 그 만남을 이루지 못해 이 봄을 전할 수 없어 슬픔이다.
머물지 않는 봄 어느새 꽃잎은 눈이 되고 꽃눈 날리는 산책길이 너무 아름다워 슬픔이고 눈물의 꽃비에 젖는다.
노을이 지네 우리의 청춘에도 노을이 지는데 함께 물들어 가자던 사람, 너무 가까이 있는데 만나지 못해 꽃이 피어도 노을이 아름다워도 바람이 불어도 내겐 아름다움이고 그건 금방 시들어 슬픔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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