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청춘은 두 번 온다.

반야화 2011. 4. 7. 12:05

 청춘이라고 하면 잠시 왔다 가는 짧지만 아름답고 풋풋한 봄 같은 날들이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청춘은 단 한 번뿐이고 다시 오지 않는다고 아쉬워한다. 그렇다고 `청춘을 돌려다오`라고 외치지 말고 아쉬워하지 말자 청춘은 두 번 온다.

 

인생 60을 살고나면 60 갑자를 다 끝내고 다시 돌아가 같은 간지로 새로 시작한다. 난 그때를 다시 오는 봄, 청춘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고 삶의 목표를 다 이루고 난 후 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봄이라고, 첫 번째 청춘은 이성을 사랑하는데 다 바쳐도 아깝지 않아야 하고 후회 없어야 한다. 두 번째 청춘은 자신과 자연을 사랑하는 데 다 바쳐도 아깝지 않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 난 지금 두 번째 청춘을 만들어 보려  새봄을 기다리고 자연을 사랑하는 데 미쳐보려 한다. 그리고  할 일은 거의 끝내고 근심 걱정 없으니 자신만을 위한 마음으로 살아도 된다는 것이 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삶인가. 물론 그만한 대가를 충분히 치렀기 때문에 가능하다.

 

 지금 봄이 오고 있다.봄은 혼자 오는 게 아니라 꽃을 몰고 와 온 세상에 풀어놓아 벌 나비를 부른다. 여름은 비를 몰고 와 대자연의 심장을 만들고 한 때의 펌핑으로 온 세상의 실핏줄까지 다 돌아서 왔던 곳으로 돌아가 바다가 된다. 가을은 오색 물감을 몰고 와 온 세상에 풀어 놓고 푸른 잎들의 생을 최 절정으로 치장하며 청춘은 이렇게 마감하는 거라고 보여준다, 겨울은 하얀 눈을 몰고 와 세상에 왔다가 가는 고난의 자취를 평등하게 덮어주고 한평생의 마무리는 이렇게 깨끗해야 한다고 일러주고 간다. 이렇듯 사계절이 하는 일을 보라, 세상 어떤 것이 이렇게 완벽한 작용을 하는 게 있는지. 오직 자연만이 할 수 있고 자연만이 만물의 스승이 되는 것이다.

 

쏟아지는 봄기운에 화답하듯 앞뜰은 꽃으로 가득하고, 산천은 겨우내 숨겨 두었던 비밀들을 풀어내어 우리들의 오감을 잠시도 그냥 두지 않는다. 산에 오르면 두견새의 선혈 같은  두견화 무리 옆에서 온 마음을 다 빼앗겨 무아지경이 되어 꿈결인 듯 취해보고도 싶다. 꽃과 대화를 나눈다면 꽃은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난 내가 듣고 싶은  얘기만 듣고 싶겠지

다시 꽃이 되어 피어나라고, 봄의 길이만큼 내 두 번째 청춘도 내주어야 되겠지만 그만한 가치를 주는 봄이기에 그 이상을 내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나는 봄을, 그리고 대자연을 사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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