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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인생의 지침서

보와삼매론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느니라.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현이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수행하는데 마 없기를 바라지 말라.수행하는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하니, 그래서 성현이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서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일을 꾀하기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

living note 2007.05.16

정신이 빠진 육체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몸에서 정신을 빼고 나면 잘난 것도 못난 것도 아무 소용없는 그저 온갖 오물이 가득 찬 가죽 푸대란다. 거기다가 마음까지 추악함으로 들어 있다면 오물의 무게가 좀 더 나가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가죽 푸대에 영혼을 불어넣고 기가 차면 인간이란 모습으로 돌아온다. 인간이란, 가죽 푸대를 갈고닦아 그 모습을 치장을 하고 나서 서로 잘났다고 뽐내고 재주가 부족하면 못난 걸로 인식한다. 마음이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이것이다'라고 정의를 내리지 못한 채 마음이 뇌에 있다고도 하고 가슴에 있다고도 한다.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잠시 마음이 육체를 지배하다가 떠나버리면 그저 물질일 뿐이다 물질과 기운이 합쳐졌을 때가 우리가 알고 있는 몸무게라고 하는데 난 기운이 다 빠져버린 아니 다..

living note 2007.05.12

내 고향 안동에는....

고향이 그리운때, 지금쯤 내고향 들녘에는 하얀 사과꽃이 눈처럼 떨어지고 순백으로 덮힌 사과꽃눈 위로 일년동안 녹아내릴 육체의 고통이 퍼어런 멍자욱을 남기리라. 서울이 친정인 올케는 시골로 내려가고 시골에 살던 나는 서울로 올라와 우린 처지를 바꾸어 생활을 하고있다. 부모님이 계실때는 집안일만 하던 올케가 서툰 일손으로 이제 '내차지구나' 하고 묵묵히 농사일을 이겨 나가는 모습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사과 한알이 탐스럽게 영글어 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일손을 요구 하는지 다닥다닥 붙은 알맹이들을 아깝지만 적과라고 해서 따내야 하고, 좀 굵으면 봉지 씌워야 하고, 수없는 과정을 통해 얻어진 열매들이 여름 한 철 태풍을 무사히 이겨내야 결실로 얻을 수가 있다.농사일이란 게 다 그렇지만 사과농사가 결실..

living note 2007.05.11

그리운 금선사

선도산 산 그림자 고이 내려 앉을쯤 멀리 충효마을 종소리 여울지고 귀가 시리도록 청아한 스님의 염불 소리 사바를 넘어 천상을 넘나드네. 그 옛날 오두막 산사 일으키시려 아스라이 졸고 있는 촛불 새벽을 밝히시며 고독한 정진 하실 적에 부처님 마음 감응하시어 옥 촛대도 눈물 되어 흘리셨다네. 그 뜻 결실되어 반듯한 기외 집에 고운 단청 입으시고 사방엔 꽃향기 풀향기로 공양 받으시는 부처님 전에 두 손 합장하고 법당에 들어서면 삭발하신 그 자리 비단 같은 모습으로 목탁 쥔 채 오체투지 힘겨운 백팔배에 구도를 향한 외로운 모습 뵐 때 비련의 여승 같은 뒷모습이 애처로움마저 들지만 가사장삼 벗고 나면 여장부 같은 우리 스님 따사로운 인정 넘치심에 몸은 멀어도 마음만은 오늘도 금선사 송림길로 들어섭니다. **199..

living note 2007.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