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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성의 달빛

반월성의 가을 달밤 가을이 사색의 계절이어서 일까? 문득 엉켜 붙은 지난 일들을 하나씩 꺼내보고 싶어 진다. 가장 행복해야 할 신혼시절 그러나 그것은 꿈같은 얘기였다. 처음부터 우리의 설계도는 깊은 장롱 속에 접어두어야 했고. 영화 `올가미` 를예로 들면 쉽게 이해가 갈 것 같은 생활이었다. 남편이 중학생 때 홀로된 시어머니, 애지중지 키운 아들을 나에게 빼앗겼다는 생각을 늘 하시는 것 같았다. 난 그때 직장생활을 하다가 바로 결혼을 해서 살림이란 시험대로 올라야 했지만 아무것도 할 줄을 몰랐고 하루를 온통,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하는 데 반나절, 서툰 솜씨 발휘하는 데 반나절 그렇게 하루씩 지나갔다. 아직도 음식 솜씨는 없지만 그래도 그때 요리책 펼쳐놓고 몇 가지 반찬을 만들어 상에 올려놓고 ..

추억의 공간 2007.10.11

고독할수록 실험적 사랑에 빠지지 말 것

버뱅크의 사랑 앞에 선인장도 가시를 버렸다 "너는 아무것도 두려워할 게 없단다. 그러니 방어를 위한 가시 도 필요 없어. 내가 너를 지켜 주면 되잖아."  미국의 유명한 식물학자 식물에게 생각과 감정이 전파된다는 현상에 대해서 루터 버뱅크가 사막의 선인장에게 말을 걸면서 사랑을 전했더니 가시를 버리더란 기사를 봤다. 너무 기적적인 기사에 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실험적 사랑이란, 잠시 스치는 사랑의 달콤함에 반응을 보인 지혜로운 선인장은 가시를 떨구어 없애지 않았다.실험적 사랑이 떠날 것을 대비해 제 살속으로 박아 넣어서 가시는 없어지고 그 자리에 마음이 나왔었지.짧은 사랑을 먹고 눈물은 사막을 적셨다고 생각한다. 목적을 이룬 사랑은 떠났고 그 짧은 사랑의 보답으로 스스로의 가시에 찔리는 아픔이 헛되다는..

living note 2007.09.04

남녀의 위상 변화

세상이 참 많이 변했어. 이 시대는 전 세계적으로 보아도 여자의 위상이 점점 높아져 감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인위적이 아니라 우주의 원리에서 비롯된 자연 현상인 것 같다. 먼저 역경(주역)을 읽고 나서 터득한 태극의 동. 정에서 살펴보면  현대 이론은 빅뱅으로 인하여 우주가 생성되었다는 원리이지만, 음양의 이치에서도 태극은  본래 무극에서 운동을 하여 양을 낳고 운동이 극한에 달 하면 멎은 상태가 되어 음을 낳는다. 가만히 멎은 상태가 극한에 이르면 다시 운동이 회복된다. 이같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음양의 운동이 순환한다고 한다. 이러한 이론을 볼 때 음양의 순환에서 양의 기운이 점점 커져 극한으로 가는 동안은 남자의 기운도 극한으로 치닫고 남자들의 위상까지 높아지고, 반대로 여자의 기운은 점점 쇠하여지..

living note 2007.08.11

조선 시대 종이 재활용 법

최종덕 저,  창덕궁을 읽고 나서흔히 역사는 승리 한자의 기록처럼 말하는 이도 있지만 꼭 그렇지마는 아닌 것 같았다. 조선시대 실록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허술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관이 날마다 일어나는 모든 사실을 기록하여 실록을 남기는데, 승정원 주서들이 임금 옆에서 기록한 일기를 당후일 기라고 하는데 이것은 또한 승정원일기를 편찬하는 자료로 쓰이기도 한다. 당 후일 기나 승정원일기의 자료가 되는 것을 사초라고 하고 이 사초는 기록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사관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비록 임금이라도 볼 수 없도록 했다고 한다. 임금이 세상을 떠나면 임시 기관인 실록청을 설치하여 사관들이 작성한 사초와 각 관청에서 시행한 일을 기록한 시정기 등을 광범위하게 수집하여 실록 편찬에 착..

living note 2007.07.25

아버지와 스피노자

오늘은 친정아버지 기일이다.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온 "딸은 아무 소용없다"라는 말을 하신 부모님은 역시 선견지명이 계셨는지 난 아직 아버지 제사에 한 번도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런 나를 미리 아셨나 보다.어머니가 손발이 닳토록 치성을 들여 얻으셨다는 우리 오빠, 드라마 주인공 같은 2대독자 "귀남이"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 딸들은 "남자는 하늘이다" 라는 말을 진리처럼 여기며 살아왔던 것이 각인이 되었는지 결혼해서도 그건 변함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남편에게로 고스란히 전가 되었다.그런 아버지께서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비가 오는날엔 아버지의 다친 허리가 통증이 심하셨다는 걸 알고 있었다.잔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듯이 철이 없어서 일까 "이이고 허리야" 하는 그 소리를 그냥 매일 듣는 일과성 소리로만 들었..

living note 2007.07.16

마음 간수와 업보

살아오면서 마음 간수를 얼마나 잘했나를 생각해 보는 날이다.마음 간수를 잘 못하여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업보라는 생각을 해본다. 마음이 혀끝으로 실려오기 전에 혀의 놀림을 잘하는 것이 마음 간수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드러내기 전에는 열 길 물속처럼 깊은 심중이지만, 드러내기 시작하면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 잘 쓰면 비단결이고 잘못 쓰면 칼이 되고 독이 되는 것으로써 함부로 내 둘리지 말고 잘 간수하면 산 사람도 죽일 수 있고 죽는 사람도 살릴 수 있는 것이 마음 간수다. 움직일 수 있는 공간 세계는 4차원으로 나눌 수 있는데,1차원의 세계는 물고기처럼 앞으로만 갈 수 있고2차원의 세계는 전동차처럼 앞뒤로만 갈 수 있다3차원의 세계는 앞뒤 상하 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자동차와 우리가 살아가는 현상 세..

living note 2007.07.12

물소리를 가장 잘 표현하려면.....

그동안 산행을 하면서 숭숭 뚫린 바윗돌 구멍으로 빠져버린 물줄기가 어디를 휘돌아 언제쯤 이 계곡을 채워줄까 기다리면서 목말라하던 터라 장마를 반갑게 맞이했을 계곡과 수목들이 보고 싶어 정수리가 타는 듯한 불볕더위를 마다하지 않고 수락산 깔딱 고개를 를 향해 아예 힘을 빼놓기로 하고 올라갔다. 더울 때는 그저 욕심을 버리고 물 좋고 그늘 좋은 곳으로 숨어들어 몸도 마음도 풀어놓고 축 늘어져 누워서 둥둥 떠다니는 구름이나 쳐다보면서 회상에 잠기다 오는 게 상책이다.깔딱 고개를 힘겹게 넘어 장암으로 내려가니 계곡에 면경같이 맑은 물이 내 마음까지 다 비추어서 부끄러운 마음이 다 들통나고 말았다. 상류에서 점심을 먹고 얼음 같은 물에 발을 담그고 커피를 마시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연신 자리를 잘 잡았다고 부러워..

등산 2007.07.08

내가 운영하는 하숙집

내가운영하는 하숙집,             간판 없는 하숙집에 어김없이 찾아드는 어여쁜 아가씨들 하숙비에 비하면 난 너무 한가해양식도 필요 없고잔소리도 필요 없어 아침저녁 문만 여닫으면 돼그러나 꼭 준비 해둘 건욕실과 거울과 옷장이야 양식도 안드는데이것마져 없다면 아마 다 떠나버랄 걸 그나마 붙들어 둘려면 최소한의 머리카락은 치워줘야 해그래도 이쁜 하숙생인심좋은 아줌마결혼도 시켜줘야지 한끼도 필요없던 밥백마탄 왕자님 오시는 날상다리 튼튼한 교자상 준비 해야지.

living note 2007.06.11

지난 세월 돌아보니...

도전하는 진통                   밀페된 작은공간터질듯이 들려오는 내 딸의 진통소리애써 못들은 척 왜면 하려도저려오는 엄마 마음 알리 없겠지 그것은 네가 태어날 때 토해내던엄마의 진통소리였다.아픔뒤에 예쁜 너를 보았 듯이넌 한번 괴성을 지르고 나면신기하게도 누에가 실을 토하듯술술 풀리는 난제의 성취감을즐기며 요란스런 딸이었다. 너에 희망은 엄마의 희망이고너에 행복은 엄마의 행복이자우리 집안의 행복인 걸 너를 위한다는 핑계로너를 힘들게 한건 아닌지 소문난 서울 강남 팔학군지방에서 일등만 하는 너를이곳에 들여놓고그 영광 이어가길 속내를 감추고지켜보는 이 엄마를훗날  너에게 원망만 없다면만족하련다.                                     1993.1.10일  강남에 도전하..

living note 2007.06.01

천사의 낮잠

천사의 낮잠 두 볼엔 홍조를 띠고 미소를 머금은 채 잠들어 있네 무슨 꿈 그리도 영롱한지 아직도 두 볼엔 보조개가 고여 있구나 새가 되어 날아라 구름 되어 떠가라 숨소리도 멎은 채 단풍 같은 손가락이 떨고 있구나 무서운 꿈이었나 초승달 같은 눈썹이 꺾어져 있네 아이야 시원스레 숨을 토해라 옆에는 엄마가 지키고 있단다. 막내딸 아가일 때 잠자는 모습. 더보기

living note 2007.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