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크로바의 설움

반야화 2007. 5. 22. 19:42

 크로바의 설움

 

나 좀 봐주세요. 나도 꽃이랍니다.

머잖아 잡초와 함께 잔디 깎는 기계에

베일 운명이어서 서럽답니다.

아이들이 제 목을 한웅큼 뽑아 쥐고 다녀도

아무도 "꽃을 왜 꺾니" 하고 나무라지도 않고

저의 네 잎짜리 이파리를 찾는다고

마구 짖밟고 다녀도 아무도 꽃을 밟는다고

생각지도 않습니다.

이래 봬도 저도 백합 같은 향기도 있답니다.

서럽지만 한 가닥 위로라면

사랑하는 연인들 손목에 시계가 되고

손가락에 꽃반지가 될 때만 꽃이 되어요

관리원 아저씨, 잠시동안 만이라도

절 잡초로 취급하지 마시고

지켜주세요.  내 잎이 시들어 축축 처져

누렇게 변할 때 까지만요.

 

 

 

제 친구 때죽꽃을 좀 보세요 전 부러워요.

부끄러워 고개도 못들고 피어 있지만

때죽꽃을 만나기 위해 높은 사람들도

모두 엉덩이를 내밀고 엉거주춤 머리를

숙이지 않고는 볼 수 없게 도도 하잖아요

그뿐인 줄 아세요? 때죽꽃은 떨어져도 이쁘기

때문에 모두들 아깝다고 해요.

  

 제친구 찔레꽃도 있어요.

찔래는 모든이들의 추억 속에

한 구절씩 다 들어 있어요.

얼마나 행복하겠어요!

 장미야 넌 좋겠다.

넌 애쓰지 않아도

연인들은 너만 찾잖아

이별의 위기에도 너만 안기면 돌아오고

사랑을 고백할 때도 너만 안기면

그 마음 다 전해지고

모든 축제에 다 사랑받잖니.

정말 부러워 장미야

나도 너에 영원한 친구로 남고 싶어

안녕 장미야.

 

너에 친구 클로버

 

공원에 갔더니 크로바꽃이 지천에 피었더군요. 그런데 한쪽에서 크로봐꽃을 마구 베어 내고있었어요. 향기도 좋고 보기도 좋은데 그대로 좀 두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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