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진통
밀페된 작은공간
터질듯이 들려오는 내 딸의 진통소리
애써 못들은 척 왜면 하려도
저려오는 엄마 마음 알리 없겠지
그것은 네가 태어날 때 토해내던
엄마의 진통소리였다.
아픔뒤에 예쁜 너를 보았 듯이
넌 한번 괴성을 지르고 나면
신기하게도 누에가 실을 토하듯
술술 풀리는 난제의 성취감을
즐기며 요란스런 딸이었다.
너에 희망은 엄마의 희망이고
너에 행복은 엄마의 행복이자
우리 집안의 행복인 걸
너를 위한다는 핑계로
너를 힘들게 한건 아닌지
소문난 서울 강남 팔학군
지방에서 일등만 하는 너를
이곳에 들여놓고
그 영광 이어가길 속내를 감추고
지켜보는 이 엄마를
훗날 너에게 원망만 없다면
만족하련다.
1993.1.10일 강남에 도전하는 딸에게.
이렇게 키운 큰아이가 다행이 잘 성장하여 사회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 다행이다.큰아이 중학교 2학년 작은아이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로 와서 어느새 십수년이 넘었다.작은 아이는 공부를 벼락치기로 해도 늘 상위권 이지만 두 아이가 성격이나공부 방법이 달라서 큰 아이는 요점만 하는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공부를 해야 안심이 되는 아이었다.그래서 엄마가 참 힘들었지. 새벽까지 옆에서 사진에 있는 매듭을 만들면서 늘 함께 있어줘야 했고 시험이 있으면 나는 문제를 불러주고 아이는 답을 맞쳐보고 만약에 다 맞추지 못하면 되풀이를 해야했기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마 저는 모를것이다.덕분에 우리는 텔레비젼을 아주 없애 버리고 독서 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고 그것도 아이가 너무 예민해서 책장도 손끝에 침을 발라가며 넘기고 작은 소리도 낼 수가 없었다
밤이면 아이 옆에서 매듭을 얼마나 많이 만들었는지 지금도 한 보따리 쓸모없이 깊이 넣어 두었지만 버리지도 못한다. 낮에는 가족을 기다리며 책만 봤다 다행이 그때도 강남도서관이 옆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는데 주로 대하소설만 읽었다 기억나는 건 대표적으로 박경리의 토지16권 목민심서 6권 아리랑 12권 혼불 7권 객주 6권 그 외도 끊임없이 반납하러 가면 빈손으로 올 수 없어 책 보는 일은 계속할 수밖에 없었고 거의 일주일에 정해진 2권을 본 것 같다. 나 혼자만 그런 게 아니고 내가 다 보고 나면 돌아가면서 아이들도 이어 봤기 때문에 우리는 토지에 대해서 함께 재미있게 사투리에 대해서 얘기도 하고 소감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상하게도 지금 사는 곳도 도서관이 가까이 있어서 책보는 복은 타고난 것 같다.
지금보니 매듭이 모양이 별로 예쁘지 않은 것 같지만 추억이 있는거라큰 아이에게 오래 간직하라고 선물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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