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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탈랴

지중 헤로 간다. 안탈리아에서 관광코스로 알려진 곳은 항구와 칼레이치 구사가의 정취다. 노면전차인 트람봐이를 타고 칼레이치 입구에 내리면 먼저 시계탑이 눈에 들어오고 줌후리예트 거리의 서쪽으로 가면 성벽과 석탑이 허물어진 모습 그대로 남아 있고 이색적인 이불 레 미나레가 있는데 13세기 초에 셀주크가 세운 자미에 부속된 것으로 안탈리아의 상징이라고 한다. 항구 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아타튀르크 상이 있다. 터키는 어디를 가든 중요한 곳에는 이분의 동상이 있는데 터키 사람의 대부분이 존경하는 대통령이다. 터미널 벽마다 사진이 붙어 있고 안티가 없을정도로 전 국 민애 게 존경받는 대통령이 얼마나 될까? 그래서 한편 부러운 대상이기도 했다. 드디어 항구가 나오는데 물빛이 너무 파랗고 좋다. 마치 하늘색과 같..

해외여행 2015.05.06

카파도키아

말 라타 야에서 6시간을 달려서 괴레메 국립공원으로 간다. 동남부에서 나무도 살지 않는 메마른 산을 넘고 넘으면서 터키 중심부 괴레메 국립공원의 카파도키아로 간다. 지나는 동안 동부와는 달리 멀리에는 설산이 보이고 파아란 밀밭과 야생화가 가득한 파아란 들판의 지평선을 달려가는데 끝없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터키란 땅이 얼마나 넓은지 가도 가도 들판을 벗어나지 않는다. 메마른 산야를 볼 때와는 다르게 눈의 피로도도 덜하고 창 밝을 보는 것도 관광의 한 코스가 된다. 카파도키아는 자연의 예술품이다. 거기에 사람의 기술이 더해져서 조각 같은 작품으로 다듬어진 요정의 굴뚝이라 불리는 기암들이 가는곳마다 동굴 교회가 많았고 공간이 넓은 곳은 인위적으로 더 파내고 다듬어서 호텔이나 주거지가 되어 있고 박해를 받아 ..

해외여행 2015.05.06

말라타야

4월 4일 도우 베야 짓에서는 숙박을 하지 않고 밤에 버스를 타고 12시간을 달려 이튼 날 새벽 1시 30분에 동남부 내륙에 위치한 말 라타 야에 도착했다. 첫새벽에 차에서 내려서니 하늘에는 만월이 휘영청 밝은데 또 어느 처마 밑으로 스며드나 예약도 하지 않고 다니다 보니 막막할 때가 있다. 도시가 잠든 조용한 어둠 속에서 돌돌돌 짐을 끄는 소리를 내면서 몇 곳을 거쳐 적당한 호텔에 숙소를 정한 다음 씻고 휴식을 취한 다음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먹었다. 말 라타 야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넴룻산이 있다. 이곳은 자유여행이 아니면 갈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코스다. 낮 12시 30분에 넴룻산으로 가는 돌무쉬를 우리 돈 30만 원으로 투어를 예약하고 갔는데 왕복 10시간이 걸리는 코스여서 하루에 이 코..

해외여행 2015.05.05

도우베야짓

터키 동부에 있는 이란과의 국경지역이다. 우리들의 위치가 추적이 되는지 외교부에서 계속 문자가 날아왔다. 동부 쪽으로 가지 말라고, 그러나 현지 주민들은 전혀 상관이 없다는 말을 해서 우리는 아라라트산 노아의 방주라는 전설이 있는 곳으로 갔다. 트라브존에서 밤에 출발해서 캄캄한 밤인데 먼 산에 눈 덮인 산이 하얗게 빛나는 것을 보면서 10시간 만에 이튿날 아침에 도착했다. 짐들은 버스터미널에 맡겨두고 택시를 타고 아라라트산 쪽으로 가는데 여기서도 시선이 멎는 곳에는 여전히 눈으로 덮여있다. 가는 도중에 터키에서 가장 높다는 해발 5137미터의 아라얏 산 뒤편에서 해가 솟는다. 항상 구름에 가려서 정상을 잘 볼 수 없다는 꼭대기에 눈 덮인 모습이 선명히 보이고 그 뒤로 태양이 떠오르는 장관을 목격한다. 잠..

해외여행 2015.05.05

트라브존

4월 2일 샤프란볼루에서 새벽 새벽 6시 30분에 출발해서 12시간을 달려 이튿날 6시에 흑해 연안의 중심도시인 트라브존에 도착했다. 먼저 호텔을 잡아서 짐을 들여놓고 관광에 나선다. 전날 비가 와서 깨끗하고 투명한 날씨가 너무 좋다. 4월 초 먼 산엔 눈으로 덮여있고 약간 쌀쌀한 날씨여서 얇은 패딩을 입어야 했다. 우리는 수변공원을 따라 산책하듯이 걸으면서 이곳에서 흑해의 물맛을 봤다. 손가락으로 찍어서 맛을 봤더니 역시 다른 바닷물과는 맛이 다르다. 짠맛이 아니라 싱겁고 민물보다는 약간 간이 배어 있는 듯했다. 흑해가 검고 물맛이 짜지 않은 이유, 흑해는 에게해가 다르다 닐스 해협을 통해 마르마라해와 연결되어 있고, 마르마라 해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해 흑해와 연결되어 있는 구조다. 기록에 의하면 약..

해외여행 2015.05.05

샤프란 볼루

3월 29일 인천을 출발해서 30일 새벽 1시 30분에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새벽시간이어서 이동할 수 없어 긴 시간을 출발할 버스터미널에서 대기하다가 샤프란볼루로 가는 버스를 타고 6시간 만에 도착했다. 지명에서 연상되듯이 예전에는 샤프란 꽃이 온 대지를 뒤덮었다고 하는 유래가 있지만 현재는 꽃을 거의 볼 수 없었는데 그 꽃으로 만든 상품들은 많았다. 어디엔가는 아직도 꽃을 만날 수 있는지도 모르지만 다니면서는 볼 수가 없었다. 이곳에는 옛 가옥을 개조해서 만든 호텔이 많다. 그리고 언덕이 많아서 올라보면 아기자기한 풀꽃들이 피어 있고 시가지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져 보인다. 하얀 벽과 붉은 기와의 조화가 그림같이 아름답다. 흐드를륵 언덕에 올라서면 19세기의 묘석들이 있고 묘지의 주인공들이 잊히고 싶지 ..

해외여행 2015.05.04

봄은 시다.

땅 속에 숨겨두었던 보물들을 다 꺼내 보여주는 봄이 오니까 내 마음에도 무엇이 숨었는지 다 꺼내놓고 싶다. 보이는 것이 다 시가 되는 이 봄이 너무 좋아 이쁜 시를 뒤적이는 마음을 우선 보여야지. 와운산방 장석남 그 집은 아침이 지천이요 서산 아래 어둠이 지천 솔바람이 지천이다 먼지와 검불이, 돌멩이와 그림자가 지천이다 길이며 마당가론 이른 봄이 수레째 밀렸고 하늘론 빛나며 오가는 것들이 문패를 빛낸다 나는 큰 부자가 되기를 원했으므로 그 부잣집에 홀로 산다 쓰고도 쓰고도 남고 남아 밀려내리는 고요엔 어깨마저 시리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김선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 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카테고리 없음 2015.03.21

양평 물소리길

봄이 오는 길목에서, 해마다 맞이하는 봄이지만 봄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은 그 틀별함을 보여주기엔 좀 이른 것 같았다. 제주에서 두 번 만나 길동무가 된 사람을 다시 서울에서 만나 양평 물소리길을 걷기로 하고 이른 아침에 나섰다. 아침 출퇴근 시간에 차를 타기는 참 오랜만이다. 버스와 지하철을 환승하면서 바쁜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툭 튀어나온 배낭을 들이미고 서 있으려니 무척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 복잡한 차 안에서 놀러 가는 사람은 나뿐인 것 같아서 복잡한 공간을 더 비좁게 하는 민폐를 끼친 셈이다. 분당에서 다시 신분당선을 환승하는데 놀라운 것은 시발점에서 이미 한 차 가득 차버렸다. 그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들어갔는데도 출발점이어서 다행히 서 있을 공간은 있었다. 지각을 워낙 싫어하..

living note 2015.03.13

웅덩이 하나만

웅덩이 하나만 간밤에 단비가 지나간 자리 아무렇게나 파인 웅덩이에 하늘이 놀고 구름이 놀고 바람은 하늘을 흔들며 논다 작은 것에 큰 것이 잠긴 화엄의 세계가 길 위에 있었네 하늘이 내 눈 아래도 있네 발을 담그어 승천해 선녀나 되어볼까 그러나 발을 담그면 하늘은 깨어지고 검은 웅덩이 하나 남아 화엄은 그만 사바의 꿈이 되고 말아고말아 내 가슴에 웅덩이 하나 만들어 하늘을 담아내고 구름을 담아내고 가장자리엔 바람이 물어온 씨앗을 심자 숲이 되고 꽃이 피고 비라도 오면 맑은 샘 되게 하여 새들 목 축이고 나그네도 쉬어가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허허로이 두지 말고 이만큼 살았으면 가슴 한켠 작은 웅덩이 하나 만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 얼마나 넉넉한가 가진 것 다 내어주고 잔잔한 수면 하나만 두자.

living note 2015.03.02

제천 월악산

코스: 수산교ㅡ보덕암 ㅡ 하봉 ㅡ중봉 ㅡ영봉 ㅡ덕주사 구정 연휴 지나고 모두가 몸이 찌뿌듯할 텐데 때마침 월악산 산행이 잡혀서 게으름 피우던 근육들을 일제히 깨우는 느린 걸음이었다. 미세먼지 걱정을 했더니 다행히 현지에는 날씨도 포근하고 하늘도 좋아지고 좋은 산행이 되겠구나 했더니 가시거리가 좋지 않아서 그 좋은 풍경들이 연무 장막에 가려져서 다 드러나지 않음이 너무 아쉬운 하루였다. 가장 아름다운 건 신비를 경험하는 것이라 했는데 처음 본 월악산 하봉, 중봉, 영봉이 그러했다. 아름답다 못해 신비감마저 주는 나에겐 또 하나의 `처음`이다. 다 알고 가는 곳은 변화를 기대하고 가지만 처음 가는 곳은 기대감으로 간다. `과거는 기억이고, 미래는 기대`라고 하지 않던가. 처음 경험하는 곳이 많은, 나에겐 아..

등산 2015.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