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트라브존

반야화 2015. 5. 5. 13:26

4월 2일 샤프란볼루에서 새벽 새벽 6시 30분에 출발해서 12시간을 달려 이튿날 6시에 흑해 연안의 중심도시인 트라브존에 도착했다. 먼저 호텔을 잡아서 짐을 들여놓고 관광에 나선다. 전날 비가 와서 깨끗하고 투명한 날씨가 너무 좋다. 4월 초 먼 산엔 눈으로 덮여있고 약간 쌀쌀한 날씨여서 얇은 패딩을 입어야 했다. 우리는 수변공원을 따라 산책하듯이 걸으면서 이곳에서 흑해의 물맛을 봤다. 손가락으로 찍어서 맛을 봤더니 역시 다른 바닷물과는 맛이 다르다. 짠맛이 아니라 싱겁고 민물보다는 약간 간이 배어 있는 듯했다.

 

흑해가 검고  물맛이 짜지 않은 이유, 흑해는 에게해가 다르다 닐스 해협을 통해 마르마라해와 연결되어 있고, 마르마라 해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해 흑해와 연결되어 있는 구조다. 기록에 의하면 약 5500년 전에 빙하가 녹아 에게해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원래는 계곡이었던 보스포루스를 통해 담수였던 흑해로 천천히 흘러들었기 때문에 아래쪽 담수와 위쪽 바닷물이 섞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흑해의 밑바닥은 단물이고 수면 쪽은 짠물이어서 성질이 다른 두 물 사이에 교류가 없어 밑바닥은 산소가 없는 죽은 바다라고 한다. 그래서 바다 깊은 곳의 담수 때문에 검게 보인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니까 그렇게 검지는 않고 파란색보다는 좀 짙은 편이었다. 당시 흑해의 수면은 지금보다 낮았다고 한다. 이것이 노아의 홍수 사건의 원형이라고 전해져서 난 필히 물맛을 봐야 했다. 그리고 그런 깊은 뜻이 있는 물을 손으로 찍어서 맛을 볼 수 있었다니 감개무량이었다. 이것이 여행 중에 얻은 큰 보람이다. 미리 알고 가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냥 좀 검구나 하고 지나쳤을 것이다.

흑해의 수변공원을 산책하는데 술탄 슐레이만과 아타튀르크 동상을 만나니 이 역시 반갑다.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갔기 때문이다. 술탄 슐레이만은 내가 존경하는 최고의 남성으로서 람세스 2세와 버금가는 인물이다. 다음 편에 이야기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온다. 공원에서 돌무쉬를 타고 아야 소피아 교회를 보고 다시 돌무쉬를 타고 수메르 수도원에 갔다. 해발 1200 미터 산의 절벽에 지어진 수도원은 그리스 정교회였는데 2명의 수도사가 은둔과 수도의 장으로 이곳을 선택한 것은 5세기의 일이라고 한다. 그들이 아테네에서 가지고 온 성모 마리아 이콘(예배용 화상)을 바쳤다고 하며 굴 앞에는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는 예배당이 있고 왼쪽에는 기적의 물이라고 해서 산 표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받아 모으는 물통이 있다. 반대편에는 14세기에 지어진 여성 수도자들이 기거하던 지하 1층에서 지상 6층까지 최대 800명을 수용했다고 하니 그 규모가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스만 시대의 지배하에서도 이곳은 크리스트교로 인정받았지만 1차 대전 때는 러시아 손에 넘어간 적도 있고 터키 대 그리스 전쟁에서는 화재의 수난도 겪었던 곳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촘촘히 박혀있는 천정의 돌들이 신비롭고 곳곳에 선명한 프레스코화가 남아 있다.

 

이튿날은 트라브존의 명소인 메이단 공원을 지나 보즈테페 언덕에 올라 흑해를 한눈에 바라보며 바닷가에 위치한 아름다운 시가의 풍경을 조망하고 차도 마시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술탄 슐레이만

 

 

아타튀르크 터키공화국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장군

 

 

 

 

 

 

 

 

 

 

 

 

 

 

 

 

 

 

아야 소피아 박물관

흑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에 지어진 비잔틴 양식의 교회였다가

17세기 초에 모스크로 사용되었으나 다시 19세기에 크리스트교도 같이 사용하는 것을

허락받았다고 함. 선명한 프레스코화가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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