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양명산 국립공원

반야화 2014. 3. 18. 14:34

 대만에서 3일째 되는 날 우리는 양명산 국립공원으로 갔다. 남의 나라에서 한 번에 길을 정확하게 찾기는 무척 어려워서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산의 규모가 그렇게 넓은 줄도 모르고, 등산을 한 다음 하산하면서 노천온천도 즐기고 산책도 하고 그럴 예정이었는데 택시를 타면서 정확한 지점을 말해야 되는걸 그냥 양명산으로 가자고 했더니 산 입구에 내려주었다. 대만 기사들이 영어를 잘 못하기 때문에 힘들었는데 겨우 물어서 다시 택시를 탔더니 산의 반 이상을 차로 올라가는 길이었고 걷는 구간은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 같았다. 한 번에 연결해서다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코스별로 정해서 가야 한다는 걸 몰랐다. 그러나 우리가 더 좋은 곳을 본 것이다.

 

양명산은 대만에서 4대 국립공원 중의 하나이며 면적이 한라산만큼이나 넓어 보였다. 여러 봉우리들이 작게는 200미터에서 1,100 미터가 넘는 봉우리들이 분포되어 있었고 지금은 꽃들이 피어나기도 하고 더러는 지고 있었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유황냄새가 역하게 났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이 식당가에서 나는 취두부 냄새인 줄 알았다. 전 날 타이루거에서 점심을 먹는데 취두부 요리인줄도 모르고 그림만 보고 주문했더니 너무 역해서 한 입 베어 물었다가 결국 뱉었다. 아마도 대만 사람들은 유황냄새가 익숙해서 취두부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산 중턱에서부터 아직도 유황가스를 내뿜고 있었으며 좀 더 오르면 가스 분출구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연기 속을 통과할 때는 숨을 참아야 했다.

 

산 정상을 몇 미터 앞에두고 큰 딸이 옷이 불편해서 도저히 못 가겠다고 해서 바라만 보고 왔지만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너무 좋았다. 멀리 단수이가 우리나라 한강처럼 굽이쳐 흐르고 맞은편에는 칠성산으로 생각되는 멋진 산도 보였고 들판과 시골 풍경이 평화로워 보였다. 분화구가 있는 쪽에는 거의 억새와 산죽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으며 굽이굽이 굴곡진 산길을 오르내리면서 보는 풍경도 너무 좋았는데 온천은 어디에 있는지 결국 보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산 정상 가까이 까지 올랐던 것이 난 더 좋았다.

 

대만은 아열대 기후라서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처음 보는 특이한 나무들이 많았다. 가로수들이 거의 용수 나무라고 하는 키가 크고 가지 위에 다시 나무가 자라나고 그래서인지 수염뿌리가 신기하게 자라는 게 볼거리였다. 날씨는 우리나라 사월 하순이나 오월초 정도의 날씨여서 이번에 시기적으론 아주 좋았다. 대만에 좋은 산들이 많아서 산 애호가들이라면 며칠을 묵으면서 등산 여행 하기에 아주 좋을 것 같았다. 그게 바로 난데.......

다시 간다는 기약은 없다.여행은 그렇듯 언제나 아쉬움을 남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일정은 끝이 나고 숙소를 공항 근처 호텔로 옮겨서 늦잠을 자야 한다면서 저녁으론 일식 코스요리를 맛있게 먹고 공차라는 걸 사서 빨대 꽂아 마시며 걷는 자매가 어느 때보다 정다워 보였다. 많이 싸우면서 컸지만 이제는 친구이자 공감대를 가지고 사회생활을 하는 동료 같기도 했다. 가끔은 여행을 통해서 더욱 돈독해지는 기회를 만드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용수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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