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114

돌로미티, 안녕

53일간의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귀국 전 날이다. 이탈리아 중부지역인 로마에서 시작된 여정이 피렌체에서 한 달을 체류하면서 근처 소도시를 여행하는 것도 좋았고 피렌체를 떠나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가는 곳마다 최고를 경신하다가 이곳 돌로미티에서 최종적으로 최고라는 말로 확인 도장을 찍는다.오늘은 돌로미티의 산, 꽃, 동네, 모든 탈것들에게 안녕이라고 인사를 하자며 갔던 곳을 다시 올라 한 번씩 둘러보고 인사를 했다. 좋은 날씨와, 맑은 하늘 불편함 없이 여행을 마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하고 돌아왔는데 네 군데를 다니면서 푸니쿨라, 곤돌라, 리프트, 케이블까를 타고 올라가 잠시잠시 다니면서 다시 보고 돌아왔다. 비가 오라가락 했지만 비로 인해서 일정에 방해를 받은 일도 없었고 날마다 푸른 하..

해외여행 2023.06.21

돌로미티(사소롱고와 사소피아토 완주 트레일)

발 가르디니 지역에는 오르디세이, 산타 크리스티나, 셀바 3개의 마을이 있는데 오늘은 셀바마을에서 시작하는 사소롱고와 사소피아토를 도는 트레일을 걷는다.집이 있는 오르티세이에서 351번 버스를 타고 오르테세이에 약 40분간 이동해서 셀바마을에서 내려 산 쪽으로 조금 오르면 리프트 타는 곳이 나온다. 여기서 큰 리프트인 몬테 파나를 타고 중간에 몬테 세우라 리프트를 갈아타고 파소셀라 초원지대이며이며 주차장이 있는 곳에서 내린다. 리프트에서 내리면 거대한 사소롱고와 피아토의 장엄한 모습을 볼 수 있다.발 가르디나, 발 디 파사 지역의 상징인 웅장한 사소 롱고와 사소 피아토의 산군을 일주하면서 왕의 길로 알려진 팻말이 있는 길에 들어서면 산허리에 하얀 뱀 같은 길이 보이고 사방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을..

해외여행 2023.06.20

사소롱고 반환점으로...

시작점에서는 사소롱고를 따라 걷다가 이어진 길이지만 두 봉우리가 떨어져 있는 정상을 지나면 사소 피아토를 안고 돈다. 그리고 피아토 구간이 끝나고 아래 사진의 표지판이 나오면 반환점을 돌아 다시 롱고 밑으로 도는데 자갈길을 힘들게 걷다가 키 큰 나무가 있는 숲 지대를 걷는 곳이어서 그늘도 있고 싱그러운 숲과 엘펜로즈꽃이 피기 시작하는 길이어서 참 좋았다. 이 구간이 끝나면 우리의 하산 지점인 strada pana라는 초원인데 바로 사소롱고 뿌리 같은 곳이다. 지상에서는 보이지 않는 초원에 노란 아네모네가 지천으로 피어 있는 멋진 곳이다. 팬 로드라는 이름을 가진 초원에 서면 누구라도 이곳에서 그냥 내려가지 못하게 붙잡는 자연의 손길이 느껴지는 곳이다. 세체다 산군이 바로 보이고 좌우에 풍경이 너무 아름답..

해외여행 2023.06.19

돌로미티 마운트 픽

세체다 정상에서 보면 오른쪽으로 평범하고 밋밋해 보이는 산이 하나 보인다. 그 산을 오르기로 하고 두 번째 세체다를 찾아서 정상까지 올라가서 다시 한번 멋진 세체다를 쳐다본 후 리프트 밑으로 내려오다 이쁜 교회를 보고 오른쪽길로 접어들었다. 돌로미티에 저렇게 평범해 보이는, 아무데나 있을법한 산에 뭐가 있는지 모르는 채 접어들었는데 산길로 20분 정도 들어갔더니 작은 호수가 있고 너무너무 아름답고 이쁜 장소가 있었다. 그제야 왜 이길로 왔는지 알 것 같았다. 레이크 상트라는 작은 호수에는 거대하고 시커먼 세체다가 구름을 드리우고 빠져 있으며 주변에는 푸른 초원에 온통 꽃밭이 펼쳐져 있다. 약간 경사도가 있는 분화구 비슷한 곳에 물이 고였는데 물이 많을 때는 주변이 잠길 것 같은 작지만 호수라고 부르고 아..

해외여행 2023.06.18

돌로미티 세체다의 꽃밭

세체다는 두 번째 오른다. 길이 많아서 정상을 기점으로 왼쪽으로 파라다이스 길을 길었고 이번에는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마운트 픽을 오르기 위해 다시 찾았다. 우리가 좀 일찍 올랐더니 세체다는 왠지 한산하다. 한국인 단체팀을 만났고 하산할 때쯤 사람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세체다의 꽃은 하루가 다르게 올라와서 이틀 만에 꽃밭은 더욱 많은 새로운 야생화가 보였다. 가장 이쁜 건 끝없이 올라오는 노란 아네모네다. 아네모네는 꽃봉오리를 열지 않은 채 긴 꽃대가 바람에 흔들리며 노란 물결을 이루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꽃봉오리를 열 때쯤이면 꽃잎은 누렇게 변해 있고 질 때가 되어버리는지 아무리 찾아도 활짝 핀 속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한송이를 손으로 열어봤더니 노란 꽃술이 잔뜩 들어..

해외여행 2023.06.18

돌로미티resciesa(레시에사) 트레일

오르티세이에서 오르는길, 강행군 중에는 가끔 쉬어가는 게 좋지만 이곳에선 일정이 빠듯하다. 내일은 사소롱고 둘레길을 트레킹 할 예정이어서 오늘은 가볍게 하자며 마실 가듯이 간 곳이 집 근처에서 푸니쿨라를 타고 산으로 갔다. 레시에사 트레일이라고 하는 곳은 검색에도 잘 나오지 않고 여행자들이 거의 찾지 않는 5킬로미터의 짧은 길이기도 하고 하루를 써버리기엔 유명세가 덜한, 시간이 아깝다고 할 그런 곳이다. 그러나 이곳에 올랐을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산의 높이는 2200미터고 푸니쿨라를 타고 2163미터까지 올라간다. 올라갈 때는 재미있었으니 아찔했고 내려올 때는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뚝 떨어지는 느낌이 들까 봐 발 밑을 보지 않고 멀리를 봤다. 그 높은 산을 단 8분이면 내려온다. 이렇게 오르내려서 길을..

해외여행 2023.06.17

돌로미티 세체다

나는 이렇게 세체다와 만났다.대자연 속에는 다 영혼이 있다고 늘 생각하는 바인데 세체다 거대한 암봉 앞에 섰을 때, 암봉 앞 푸르른 평원의 꽃을 봤을 때, 피어나는 꽃들이, 생명체의 모든 것들이 세상을 향한 존재의 외침 같았다. "나는 건재하다"라고.스스로 녹이지 못했던 눈들을 걷어내 준 태양을 향한 감사함을 세체다의 영혼은 꽃이 되어 고마움을 드러내며 웃어주는 게 아닐까, 풀꽃 하나하나가 다 세체다 평원의 정령들 같다. 인내 후에 맛보는 따뜻한 기운을, 그 위대한 신비를 세체다는 영혼을 활짝 열어 "내 가슴에 그대도 안겨라"라고 찾아주는 인간을 향해서도 긴 겨울은 외로웠노라고 화답을 하는 것 같았다.이탈리아 돌로미티의 서쪽마을인 발 가르디나 지역의 첫번째 마을인 오르티세이에 자리를 잡은 건 오직..

해외여행 2023.06.16

돌로미티(알페 디 시우시)

돌로미티 첫 일정은 알페 디 시우시로 갔다. 집 근처에서 곤돌라를 타고 10분 정도 올라가면 된다. 곤돌라 요금은 6일 동안 쓸 수 있는 티켓을 끊어서 언제 어디서나 탈 수 있는 편리한 1인당 우리 돈으로 225,000원 정도 된다. 시내버스는 숙박요금에 포함된 건지 무료티켓을 받아서 어디서나 그냥 타면 된다. 집에서 보면 곤돌라가 도착하는 정상이 보이는데 그냥 보통의 높은 산으로만 보이지만 내려서 보니 2005 미터라고 되어있다. 곤돌라에서 내려 밖으로 나가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대초원지대가 마치 소중한 무엇인가를 숨겨두었다가 귀한 손님에게만 공개하려고 커튼을 확 열어젖혔을 때 눈에 들어오는 놀라운 순간을 맞는 것 같았다. 2천 미터의 높은 지대에 축구장 8천 개 정도의 초원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해외여행 2023.06.15

발 가르디니(오르티세이)

53일간의 여행 중 하이라트가 될 가장 기대되는 곳으로 간다. 아직은 돌로미티가 개장하지 않은 곳이 있어서 서쪽이 조금 일찍 개장되기도 하고 6월 중순이면 가능할 것 같다고 해서 오르티세이에 일주일을 있기로 하고 숙소를 정했다. 베로나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 40분 걸려서 볼차노에 도착했고 한 시간에 한 대가 다닌다는 350번 시내버스로 환승을 해서 1시간 정도 걸려 오르티세이에 도착했다. 기차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약 20분 정도 지나면 차창으로 보는 길조차 벌써 달라진다. 웅장한 산세가 알프스의 예고편 같고 산 아래는 강이 세차게 소리를 내면서 흐른다. 베로나에서 너무 좋다고 했던 아디제강의 발원지가 알프스 산정호수라고 했으니 저 힘차게 흐르는 강이 아디제일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마치 강을 ..

해외여행 2023.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