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114

친퀘테레 (마나롤라)

친퀘테레의 두 번째 마을이다. 세 개의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빠듯한 시간이어서 더 이상 트레킹은 접고 베르나짜에서 기차를 타고 십 분 만에 마나롤라에 도착했다. 개인이 차를 가져갈 수 없는 곳이 있다는 걸 본 작고 깊은 산골 절벽 마을이다. 기차 외 다른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있는지 보지도 못했고 주차장이 없다. 마을을 지나는데 물소리가 들려서 아래를 보니까 계곡이 있고 그 위에 복개를 하고 집을 지었다. 아래는 물레방아도 있는 걸 보니 제법 물이 세차게 흐르는 마을인 것 같고 몇 년 전에는 친퀘테레 곳곳에 수해 때문에 길이 폐쇄된 곳도 있다. 이 마을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일몰까지 보면 참 좋을 것 같았다. 마을 중턱에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길이 있어서 조금 돌아가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앞이 ..

해외여행 2023.05.25

친퀘테레(베르나짜))

네 번째 마을이다. 몬테로소에서 3킬로 정도 산길을 걸어서 도착한 곳인데 마을에 도착하기 전 산길 언덕에서 먼저 이 마을의 전경을 볼 수 있다. 마을마다 산을 등지고 바다를 바라보며 산자락에 동네가 그림처럼 바다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높은 언덕에서 보이는 집들이 바다색과 알록달록한 컬러가 조화를 이루며 따뜻하게 볕이 잘 들고 산이 바람을 막아주는 아늑한 이쁜 마을이다. 이 마을에 유일하게 항구가 있어서 로마까지 배를 타고 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기차가 다니기 전에는 고립된 마을이고 외부에 잘 알려지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유명한 관광지가 ㄷ되어서 마을의 소득원이 되었지만 모여드는 사람에 비해서 부족하고 불편한 것들도 분명 있지 싶다. 이 마을이 역사는 16세기 터키에 의한 공격으..

해외여행 2023.05.25

친퀘테레(몬테로소)

로마를 거쳐 이곳 피렌체에 머물면서 처음으로 바다가 있는 소도시로 간다. 지중해 연안에 있는 이탈리아 리구리아주인데 5개의 마을이 기차로 5~10분이 걸리는 간격으로 떨어져 있고 나란히 바다에 인접해 있는 이쁜 마을인 친퀘테레 마을이다. 다섯 개의 마을인 리오마조례, 마나롤라, 코르닐리아, 베르나짜, 몬테로소 이렇게 5개의 마을을 합쳐서 친퀘테레라고 한다. 이 다섯 마을을 하루에 다 돌아보기 위해서는 기차를 타고 내려서 보고 다시 타고 다음 마을로 이동하면 다 볼 수 있으나 다섯 개의 마을이 연결된 트레킹코스를 하루에 모두 돌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트레킹코스 하나를 포함시켜서 이중 3개의 마을만 보고 왔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정한 기준으로 보면 첫째 마을이 리오마조레인데 우리는 다섯 째 마을인 몬..

해외여행 2023.05.25

피렌체 산책길 3

하루를 시작하는 일과는 먼저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나면 아침산책을 하는데 집에서 남쪽으로 도심을 통과하면 아르노강이 나온다. 오늘은 강을 건너기 직전에 있는 성당인데 기를란다요의 작품이 있어 산타 트리니티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신자가 아닌 관광이 목적인 우리에겐 성당을 보기 위함 보다는 그 안에 있는 명화를 보기 위해 성당을 찾았다. 성당 안을 살펴보고 이름이 같은 아르노강의 산타 트리니티 다리를 건너면 산타 마리아 델 카르미네 성당과 브란카치 예배당을 볼 수 있어서 걸어가는 동선이 너무 좋은 산책길이어서 즐겁다. 오전 산책길이 좀 길 것 같아서 아침을 브루넬레스키 유작의 성당인 산토 스피리토 성당 앞 광장에서 아점을 먹고 일요일마다 장터가 열리는 광장에서 볼거리가 많은 이동가게들을 살펴보며 이 나라의 ..

해외여행 2023.05.22

메디치 리카르디 궁

피렌체의 건축물은 다 특별하지만 궁전은 기초부터 다르다. 아주 큰 통돌 같은 것을 연장으로 쪼아서 만든 무겁고 큰 돌이 오랜 세월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기초공사 위에 세워진 걸 볼 수 있다. 궁전을 팔라초라고 하고, 팔라초의 의미는 궁전이나 공공기관 귀족의 저택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쓰였다고 한다. 메디치 리카르디 궁의 이름은 처음엔 메지치가가 백 년간 살았으며 그 후 리카르디 가문이 샀기 때문에 두 가문의 이름이 합쳐진 거다. 내부에는 고촐리의 프레스코화들로 장식된 작은 예배당을 먼저 만나는데 벽면에는 동방박사의 행렬이란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메디치가의 침실과 거실로 쓰였던 장소와 아직도 남아있는 침대와 가구들이 있다. 1460년대부터 살았던 궁전의 내부는 천장 프레스코화와 벽면..

해외여행 2023.05.21

피렌체 체류 2주차

피렌체에 체류기간이 어느새 보름이 다 됐다."인생은 여행이다"라는 걸 실천하고 있는 작은딸 부부와 함께 여행을 하는데 아무것도 신경 쓸 필요도 없고 해주는 거 잘 먹고 잘 따라다니기만 하면 되는 너무 편한 여행을 하고 있다. 길게 잡은 여행이어서 볼 거 다 보면서 육백 년 된 집에서 현지인들처럼 매일 장을 봐서 직접 음식도 만들고 가끔은 맛있는 외식도 하면서 그렇게 지내고 있다. 이 집이 육백 년 전에 지어졌다니, 내가 이 세상에 올지 알 수도 없었던 그 역사 속의 집에 살아보는 것도 큰 경험이다. 물론 실내는 많이 고쳐서 편리를 더했지만 천장에 노출된 대들보는 그 까마득한 시간을 알 수 있게 노출시켜 두었다. 집의 형태는 4층으로 된 아파트 같지만 철근 같은 게 들어간 건축이 아니라 오직 돌로 기둥을 ..

해외여행 2023.05.19

피렌체 트레킹코스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보면 피렌체를 사방으로 다 볼 수 있는데 마치 우리나라 서울의 터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산지가 많고 도시를 산으로 울타리처럼 싸고 있는 모습이 북한산의 울타리 안에 자리 잡은 서울의 모습과 흡사하고 동서로 강이 흐르고 도시는 남북으로 형성된 배산임수의 좋은 터가 닮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바라보는 피렌체 도심 역시 남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처럼 도시의 전경을 보는 것도 닮았다. 그러나 한 가지는 우리나라가 절대로 닮을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먼지 없는 날씨다. 나는 남산에서 맑은 서울을 본 적이 없다. 여러 번 갔으나 언제나 뿌연 서울을 봤을 뿐 비 온 후 바로 쫓아가지 않으면 깨끗한 서울도심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곳에서 보는 맑은 도시가 너무 부럽다..

해외여행 2023.05.16

피렌체의 밤산책

여행 떠난 지 2주째, 이곳 피렌체의 봄날씨가 우리나라 기온과 거의 같은데 며칠간은 좀 추운 것 같아 옷을 잘 챙겨 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돌로미티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사계절 옷을 챙겨 왔더니 아침저녁으로 얇은 패딩을 걸치고 산책을 한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인지 여행객인지 몰라도 비 오는 날 민소매를 입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여행을 할 때는 어떤 계절이든 따뜻한 경량패딩 하나정도는 꼭 가져가야 날씨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는 걸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에 잘 챙겨 와서 걱정 없이 지낸다. 작은 도시에 수많은 인파들이 늘 북적이는 곳이어서 좁은 2 차선길을 버스까지 다니고 있으니 언제나 복잡하다. 다행인 건 일방통행이라는 거다. 그래서 왠간한 거리는 걸어 다니는 것이 좋다. 평소에도 걷는 것이 일상인 ..

해외여행 2023.05.15

산 로렌초 성당

집 바로 앞에 있는 명소를 가깝다고 미뤘다가 날씨가 안 좋다는 예보가 있어 멀리 가지 않고 산 로렌초성당에 갔는데 예보대로 번개가 치고 엄청난 소나기를 쏟아부었다. 이곳에는 흰구름에도 비가 들어있다. 아침에 구름 한 점 없더니 차츰 하얀 구름이 참 이쁘다 했더니 그것이 뭉치고 뭉쳐 거대한 회색구름이 되어 엄청난 소나기가 쏟아졌지만 그 비는 오래 지속되는 게 아니라 언제 그랬냐는 듯 맑고 깨끗한 하늘이 펼쳐지면서 어딘가에 다 숨었던 인파들이 쏟아지듯 밀려 나온다. 비를 너무 겁낼 필요 없이 우산 하나 준비하고 다니다가 비가 심하면 잠시 피하면 된다. 기록에 의하면 로렌초 성당은 피렌체에서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최초의 성당으로 1421년에 브루넬레스키가 착공했으며 이후에 지어진 피렌체의 르네상스 성당 건..

해외여행 2023.05.12

아르노강변 산책

피렌체, 여기서 매일이 명징한 이 날씨 하나 들고 가고 싶다. 구름이 끼어도 시야는 말갛다. 하늘은 언제나 진면목의 색을 지니고. 자연은 언제나 그 아래 윤기가 난다. 피렌체 체류의 일상은 먼저 아침 산책을 하는데 9시쯤 모두가 바빠 보이는 출근길이 잦아들면 길마다 관광객으로 채워지는 것이 이 도시의 아침풍경이다. 사람들이 북적이며 남긴 쓰레기들은 말끔히 치워져 있고 가게들이 손님 맞을 준비에 바쁠 때 우리는 느긋하게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어제는 큰 공원을 찾았다. 아르노강변에 있는 공원인데 물길 따라 길게 뻗어 있는 카시네 공원이다. 간밤에 소나기가 내리더니 어느 골짜기를 헤집었는지 흙물이 가장자리를 넓히고 힘차게 흐른다. 수목들이 얼마나 울창하고 키가 큰지 내가 너무 작아 보인다. 키 큰 나무만..

해외여행 2023.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