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보면 피렌체를 사방으로 다 볼 수 있는데 마치 우리나라 서울의 터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산지가 많고 도시를 산으로 울타리처럼 싸고 있는 모습이 북한산의 울타리 안에 자리 잡은 서울의 모습과 흡사하고 동서로 강이 흐르고 도시는 남북으로 형성된 배산임수의 좋은 터가 닮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바라보는 피렌체 도심 역시 남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처럼 도시의 전경을 보는 것도 닮았다. 그러나 한 가지는 우리나라가 절대로 닮을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먼지 없는 날씨다.
나는 남산에서 맑은 서울을 본 적이 없다. 여러 번 갔으나 언제나 뿌연 서울을 봤을 뿐 비 온 후 바로 쫓아가지 않으면 깨끗한 서울도심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곳에서 보는 맑은 도시가 너무 부럽다. 먼지가 뭔지도 모를 만큼 언제나 날씨는 투명하다. 구름이 잔뜩 끼어도 시야가 맑아서 싫지 않고 집에 있을 때는 인공눈물을 달고 살았는데 여기서는 준비해 온 게 그냥 남는다. 이런 나라에서 살면 장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맑고 좋은 날이면 그날이 아까워서 트레킹을 나서던 내가 여기서도 예외 없이 일정 속에는 트레킹 하는 날을 끼워 넣었다. 그래서 코스를 찾아보니 좋은 코스가 있었다. 로마로 향하는 순례길이 있는데 교통편이 불편해서 집에서부터 걸을 수 있는 코스를 돌아보았다. 아르노강변을 동서로 걸어도 공원이 있어 걷기 좋은 길이지만 이미 며칠 전에 걸었기 때문에 오늘은 언덕과 숲이 있는 길을 걷고 다음에는 남겨놓은 아르노강 동쪽을 걸을 예정이다.
이날의 트레킹코스는 집에서부터 걸어서 아르노강을 건너고 피티궁에 있는 보볼리정원에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지만 울타리 밖에 있는 보볼리 공원은 그냥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공원을 둘러보고 미켈란젤로 광장 위쪽에 있는 산 미니아토 알몬테 수도원이 있는 뒷길을 돈다. 이쁜 길을 따라 한참을 돌아가니 끝부분에 수도원이 있었다. 수도원을 둘러보고 내리막 길로 접어들어 도로를 건너면 미켈란젤로 광장에 오른다.
광장에서 잠시 쉬면서 커피 한잔 마시고 광장 아래로 이어진 아이리스 식물원 안을 거닐고 다시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올라와야 되는 길이어서 불편 하지만 광장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제철을 맞은 장미공원까지 보고 집까지 걸어갔는데 5시간 넘게 걸었다. 피렌체에서는 도시유적을 많이 보지만 시간이 넉넉하다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걸어보는 것도 너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13세기 피렌체 도시성문, 도심에는 없어졌지만 성문 양쪽으로는 옛 성이 남아 있는데 무척 높다.
이 성을 따라 걸을 수 있다.
이 나무도 나이가 몇백 살은 되어 보이는 고목이다. 보볼리공윈의 나무에는 목신의 정령이 다 깃들어 있을 것 같다.
보볼리공원 입구
공원에 있는 나무조차 모두 얼마나 오래된 고목들인지 고궁과 역사를 함께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나다. 잎이 땅에 닿을 정도로 크지만 아직도 싱싱하다.
일광욕을 즐기는 거북이들
산 미니아토 알몬테 수도원 가는 길, 높은 담장 밑으로 길게 이어지는 수도원 뒷길인데 길이 이뻐서 따라가다 보니 수도원 뒤편길이란 걸 알았다.
기억공원으로 가는 길, 기억공원이란 알고 보니 공동묘원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의 전사자도 많고 유명인사와 부자들의 화려한 중세건축으로 된 건물 안에도 묘지였다.
산 미니아토 알몬테 수도원에서 바라보는 피렌체 시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피렌체 동쪽이다.
하늘에 구름이 없다면 무슨 재미로 하늘을 쳐다볼까. 구름은 하늘의 꽃이다. 특히 이곳에는 파란 하늘 흰구름이 그림이다.
산 미니아토 알몬테 기도원,
입장시간이 지나서 안에는 들어가지 못했는데 우리가 본 가장 오래된 건축물 같다.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된 11세기 교회라고 한다.
교회 뒤쪽에는 오래된 공원묘원이 있는데 사후세계에도 빈부차이가 있어서 여러 형태의 묘지의 건축물과 바닥돌로 된 거, 벽체에 있는 거 등, 참 많고 다양한 형식의 묘지가 있었으며 중세시대 때부터 있어온 장소 같다.
아이리스 식물원 내 올리브 나무
장미공원
언제 어디서 봐도 아름다운 베키오다리 풍경
아이리스 식물원, 올리브농장 안에 온갖 색상의 아이리스를 심어서 공원으로 만들고 꽃이 있는 동안만 개방한 다 고했다
풍경에 잠시 발길을 멈춘 노부부
분명 소나무가 맞고 우리나라 적송과 수피도 잎도 같은데 수형이 다르다. 마치 우듬지를 가위로 다듬어놓은 듯 가지런하다.
미켈라젤로 광장 구름 속에 우뚝한 잘생긴 다비드상.
도시의 건축물은 거의 5,6층의 일률적인데 비해 탑들만 뾰족이 솟은 정갈한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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