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여기서 매일이 명징한 이 날씨 하나 들고 가고 싶다. 구름이 끼어도 시야는 말갛다. 하늘은 언제나 진면목의 색을 지니고. 자연은 언제나 그 아래 윤기가 난다.
피렌체 체류의 일상은 먼저 아침 산책을 하는데 9시쯤 모두가 바빠 보이는 출근길이 잦아들면 길마다 관광객으로 채워지는 것이 이 도시의 아침풍경이다. 사람들이 북적이며 남긴 쓰레기들은 말끔히 치워져 있고 가게들이 손님 맞을 준비에 바쁠 때 우리는 느긋하게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어제는 큰 공원을 찾았다. 아르노강변에 있는 공원인데 물길 따라 길게 뻗어 있는 카시네 공원이다. 간밤에 소나기가 내리더니 어느 골짜기를 헤집었는지 흙물이 가장자리를 넓히고 힘차게 흐른다. 수목들이 얼마나 울창하고 키가 큰지 내가 너무 작아 보인다. 키 큰 나무만 있는 공원을 걷다 보면 앞이 확 트인 다른 모습의 공원이 이어지는데 파아란 잔디밭 가운데로 좁다란 길이 나있고 강가에는 은사시나무가 파르르 떨리는 모습이 마치 수많은 나비들의 군무같이 반짝인다. 그리고 잔디에는 노랗고 붉은 야생화가 섞여서 피고 꽃양귀비도 이곳에는 참 많다. 물길 따라 길게 이어지는 수변공원에 갯무의 노란 꽃과 빨간 양귀비의 조화도 너무 이쁘다.
카시네 공원이 넓고 길어서 약십 킬로가 넘는 3시간을 걸었지 만 다 보지 못했을 정도로 크다.
도시의 유적관광을 하다 보면 생명 없는 것들에 지치기도 할 즘에 생명의 푸르름이 넘치는 공원길을 산책하는 걸 추천하고 싶다. 역시 자연이 주는 안정감과 평화로움이 마음속에 중가중간 섞어 넣어야 생활의 활력이 된다.
의자가 젖어서 앉지 못하는 아쉬움.
인도왕자.
물이 많이 불어나 있는 아르노.
도마뱀이 우리를 보더니 갑자기
초록의 보호색으로 바꾸는 걸 봤다. 너무 귀여워.
마을에 있는 분수가 있는 또 다른 작은 공원의 낮과 밤의 모습.
물이 어찌나 맑은지 오리들이 발짓까지 다 보여서 한참이나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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