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근교에 토스카나지역을 둘러보는 재미가 이번 여행에서 할 수 있는 묘미인 것 같다. 점심까지 먹고 기차를 타고 한 시간 반을 가면 시에나역이 나오고 역에서 마을로 올라가는데 이미 오르비에또에서 경험한 바 있지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얼마나 높은 마을인지 또또또 하면서 몇 개의 에스컬레이터를 올랐다. 알고 보니 시에나 도심이 해발 300미터의 높이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시에나에서 가장 유명세로 사람이 많이 모여드는 캄포광장이 있어서 우리도 그곳으로 간다. 시에나는 이탈리아 내에서도 손꼽히는 관광 지역으로 1995년 유네스코에 의해 시에나 역사지구로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우리가 찾아다닌 곳 역시 다 유네스코 역사지구다. 프렌체를 비롯해 인접해 있는 근교도시가 거의 역사유적로 보존되고 있는 곳이어서 주민들은 불편하겠으나 우리는 중세시대를 체험하는 중요한 곳이다. 그런 만큼 골목길이 좁다랗고 높이를 같이하는 벽체를 이어 붙인 건축물의 형태 때문에 빛이 실내로 들어오기 힘들 것 같다. 그래서 광장문화가 발달한 게 아닐까 싶다. 빛을 쬐고 싶은 사람들이 광장으로 모이는 일상 같은 거.
시에나의 옛 성벽, 기차역에서 올라오면 캄포광장 가는 길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며 성문 안으로 들어가 거의 직진으로 가면 캄포광장이 나오지만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들락날락하면서 광장까지 가는 것도 재미있는 볼거리다.
성벽 밖의 시에나.
시에나의 거리
건물벽체에 붙어 있는 조각, 스파이더맨 같이 재미있는 조각인데 어떻게 붙어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천년이 넘는 세월을 간직한 작은 성당인데 벽돌로 기둥을 둥글게 쌓아 올린 외관이 화려하지 않고 매끈하다.
성당 안에 있는 청동 조형물인데 누구를 조각한 건지 몰라 답답해서 이탈리아 글씨를 번역해 봐도 우리고 알고 싶은 만큼의 정보를 제공해주지 못한다, 손을 많이 만져서 금빛인 걸 보면 복을 주시는 분이 아닐까 싶다.
세계에서도 유명한 캄포광장은 1293년부터 건설되기 시작했으며 1349년에 완성되었다. 광장 정면에는 시청(푸브리코 궁전)과 높이 102m의 만쟈 탑이 있다. 시청 건물은 1300년이 넘었다고 하는데 건물 내부에는 시립박물관이 있어서 봐도 뜻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잘 살펴보며 올랐다.
캄포광장, 조개껍질모양으로 설계된 광장이다. 언덕에서 아래쪽으로 낮게 설계되어서 광장이어서 빗물이 잘 모며 들어 흐르는 걸 보면 재미있겠다 했더니 거짓말처럼 갑자기 비가 왔고 상상했던 빗물이 콸콸 흐르는
걸 볼 수 있었던 특별한 하루였다. 그러다가 집에 가야 할 시간에는 내가 또 속으로 비가 멎기를 기원했더니 진짜로 비가 멎어서 집까지 우산 없는 비 오는 날을 무사히 보냈다.
시청건물과 붙어 있는 만자탑,
이탑에 오르려고 티켓까지 끊었는데 파랗던 하늘에서 큰 구름덩이가 형성되더니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서 올라가지 못하게 해서 아쉬웠다. 계단이 505 계라니 힘들겠지만 뭔가를 놓친 것 같다.
시에나 두오모의 미완성, 흑사 병의 창궐로 공사가 중단체로 남았다는 건축물이지만 이 역시 유럽 역사의 한 장면이니까 시대를 알 수 있는 것이어서 좋은 것 같다.
9세기에 착공하여 12세기부터 새로 확장했다는 두오모 대성당은 1215년에 기초를 닦은 것이며 이후 1339년도에 건물의 정문 파사드를 새로 바꾸는 공사를 시작했는데 페스트의 만연으로 모든 공사가 중지되었다고 한다. 흰색과 검은색의 조화가 빚어낸 이 성당은 내부의 아름다운 바닥과 천장이 화려하다. 유럽의 성당을 돌아보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도화지에 그려도 힘든 그림을 천장에다가 어떻게 저런 섬세한 프레스코화를 그렸을까. 볼 때마다 느끼는 궁금증과 미스테리한 일이다.
시에나 두오모의 내부
시청사 4층정도의 높이에는 기둥만 있는 전망대 같은 공간이 나오는데 어두운 통로를 오르다가 갑자기 나타난 엄청난 풍광에 깜짝 놀랐다. 시에나의 광활한 들판 같은데 마치 땅 위로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풍경이다. 바로 밑에는 마을도 보이지만 시선은 더 먼 거리의 푸른 세상에 고정되어서 시가지는 시야에서 더 멀게 밀려나버리는 느낌이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고 행복한 여행이다.
늑대의 젖을 먹는 로물루스와 레무스, 로물루스는 고대 로마를 건국한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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