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체다 정상에서 보면 오른쪽으로 평범하고 밋밋해 보이는 산이 하나 보인다. 그 산을 오르기로 하고 두 번째 세체다를 찾아서 정상까지 올라가서 다시 한번 멋진 세체다를 쳐다본 후 리프트 밑으로 내려오다 이쁜 교회를 보고 오른쪽길로 접어들었다.
돌로미티에 저렇게 평범해 보이는, 아무데나 있을법한 산에 뭐가 있는지 모르는 채 접어들었는데 산길로 20분 정도 들어갔더니 작은 호수가 있고 너무너무 아름답고 이쁜 장소가 있었다. 그제야 왜 이길로 왔는지 알 것 같았다.
레이크 상트라는 작은 호수에는 거대하고 시커먼 세체다가 구름을 드리우고 빠져 있으며 주변에는 푸른 초원에 온통 꽃밭이 펼쳐져 있다. 약간 경사도가 있는 분화구 비슷한 곳에 물이 고였는데 물이 많을 때는 주변이 잠길 것 같은 작지만 호수라고 부르고 아래는 숲 속에 제법 많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되어 있다. 물속에 잠겨 있는 세체다를 보며 풀밭에 앉아 한참을 놀았다.
너무 아름다운 곳인데 눈으로 보는 것만큼 반도 표현되지 않는 사진과 글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장소여서 더욱 좋았다. 이어서는 산길을 오른다. 마운트 픽 산인데 초입에서 십 분 정도는 돌이 많고 가파르고 위태한 길로 올라야 하는 것이 흠이고 이어서 정상에서 밑으로 내려갈 때도 험하진 않지만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 있다.
다 내려가면 다시 초원이 있는데 조금 힘든었던 몸을 깨끗하고 진드기 같은 건 아예 없다는 그 좋은 꽃밭에 드러누워서 쉬었다. 그렇게 초원을 지나고 숲길을 지나고 산타 크리스티나 마을로 내려오니 6시간 19킬로미터를 걸었다. 이곳 역시 패키지여행 상품에는 포함되지 않는 숨은 곳이다. 우리는 이번에 유명한 곳과 숨은 보석을 찾아서 위성사진을 들고 다니며 일일이 찾아서 트레킹을 하는 게 너무 좋다.
카페 장식, 하산 중에 만난 이쁜 카페에서 빠질 수 없는 칵테일 한잔하고 쉬어간다.
산타 크리스티나 마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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