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걸어본 사람은 안다. 비 온 후에 걷는 산길이 얼마나 좋은지를. 간밤에 마른땅을 흠뻑 적시는 비가 내리더니 오늘도 비가 온다고 했지만 아침에 반짝 빛이 나서 바로 뒷산으로 갔다. 역시 촉촉한 산길이 너무 좋다. 검은 가지들 뒤로 연한 빛이 감도는 숲도 좋고 숲이 깨어나서 뿜어내는 맑은 공기가 너무 좋아 심호흡을 들이키며 올랐다. 지금쯤 산벚꽃이 무척 좋을 거란 생각으로 갔지만 지난해 이즘에 흐드러지게 피어나 온통 산이 하얗더니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꽃이 별로 없었다. 진 것도 아니고 아예 꽃이 맺히지를 않은 것 같아서 조금 실망하고 단국대 캠퍼스로 내려갔다. 단국대 교정 안의 차도변에 키는 작지만 탐스런 벚꽃이 흰나비의 군무처럼 거친 바람에 한들거리고 있다. 내친김에 법화산 아래 있는 단국대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