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담하다. 끝이 안 보인다. 세상은 지금 거미줄 같은 지하철 노선도다.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도 입구도 출구도 온통 미로 같기만 하다. 구석구석에서 못 믿겠다, 못 살겠다는 아우성이 구호로 나타나는데 구호마다 옳다는 생각이 드는 건 처음이다. 7080 민주화를 겪으면서 그 혼란한 시기에도 이토록 한 마음을 이룬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촛불을 들고 한마음으로 모였다. 그때는 세상이 어두워 은폐 속에 보도되는 언론매체를 전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처럼 실시간으로 밝혀지는 사건들을 보면서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현장 목소리를 바로 볼 수 있어서 참 좋은 세상이 되었구나 싶다. 이런 세상에서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왜곡된 주장으로 민심을 바로잡기는 더더욱 역부족이다. 이럴 때는 다수의 여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