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바의 설움 나 좀 봐주세요. 나도 꽃이랍니다. 머잖아 잡초와 함께 잔디 깎는 기계에 베일 운명이어서 서럽답니다. 아이들이 제 목을 한웅큼 뽑아 쥐고 다녀도 아무도 "꽃을 왜 꺾니" 하고 나무라지도 않고 저의 네 잎짜리 이파리를 찾는다고 마구 짖밟고 다녀도 아무도 꽃을 밟는다고 생각지도 않습니다. 이래 봬도 저도 백합 같은 향기도 있답니다. 서럽지만 한 가닥 위로라면 사랑하는 연인들 손목에 시계가 되고 손가락에 꽃반지가 될 때만 꽃이 되어요 관리원 아저씨, 잠시동안 만이라도 절 잡초로 취급하지 마시고 지켜주세요. 내 잎이 시들어 축축 처져 누렇게 변할 때 까지만요. 제 친구 때죽꽃을 좀 보세요 전 부러워요. 부끄러워 고개도 못들고 피어 있지만 때죽꽃을 만나기 위해 높은 사람들도 모두 엉덩이를 내밀고 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