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성의 가을 달밤 가을이 사색의 계절이어서 일까? 문득 엉켜 붙은 지난 일들을 하나씩 꺼내보고 싶어 진다. 가장 행복해야 할 신혼시절 그러나 그것은 꿈같은 얘기였다. 처음부터 우리의 설계도는 깊은 장롱 속에 접어두어야 했고. 영화 `올가미` 를예로 들면 쉽게 이해가 갈 것 같은 생활이었다. 남편이 중학생 때 홀로된 시어머니, 애지중지 키운 아들을 나에게 빼앗겼다는 생각을 늘 하시는 것 같았다. 난 그때 직장생활을 하다가 바로 결혼을 해서 살림이란 시험대로 올라야 했지만 아무것도 할 줄을 몰랐고 하루를 온통,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하는 데 반나절, 서툰 솜씨 발휘하는 데 반나절 그렇게 하루씩 지나갔다. 아직도 음식 솜씨는 없지만 그래도 그때 요리책 펼쳐놓고 몇 가지 반찬을 만들어 상에 올려놓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