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삼천사 계곡어느새 여름의 한가운데인 삼복더위에 들어섰다. 아침엔 처음으로 매미소리도 들었고 장마도 왔고 여름에 올 손님들은 다 모인 것 같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여름을 즐기게 되는 휴가철이구나. 나에겐 별 의미가 없지만 괜히 마음이 들뜬다. 피서라면 오늘도 가장 더웠다는 열기를 산속 계곡에서 한기를 느낄 정도로 잠겨 있었으니 남 부러울 게 없었다. 자연 속을 관통하는 대동맥의 흰 피 같은 우렁찬 계곡의 물줄기를 양 옆에 끼고 대청마루 같은 반석에 누워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을 쳐다보며 세상 잡음 다 쓸려가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마치 이 몸도 자연의 한 조각 세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마음 놓고 즐거워하기에는 수해를 입어 힘든 처지에 있을 다른 사람들 생각이 나서 그리 편치만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