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떠나갔네,잠시 집을 떠나 있는 동안에 가을은 온 산에 구수한 녹차향만 남겨놓고 머물던 자리를 겨울에 넘겨주고 떠났네. 한차례 화려한 향연이 끝나고 관객도 떠난 뒤 뼈대만 남은 무대장치같은 모습 사이로 쓸쓸한 바람만 드나들고 앙상한 나뭇가지를 칭칭 감고 있는 묵은 넝쿨들이 나무들의 숨통을 조이는 것 같아 다 끊어주고 싶은데도 어쩌지 못하고, 저것도 다 저들이 살아가는 방법이겠지 생각하며 내 마음만 돌리고 만다.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방법이 다양한데 내 마음에 안 든다고 내가 뭐라고 나무랄 수는 없는거야 나무를 감아야만 살 수 있는 넝쿨들이나 감기면서도 인자하게 그 품을 내어주는 나무들이나 나름대로의 생존방식에 충실한 것인데 왜 바라보는 내마음만 답답한 것인지........ 집을 나설 때만 해도 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