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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흘림골

6월, 가장 풋풋한 설악의 청춘, 청춘이 그리운 단풍 같은 사람들이 그 풋풋한 기를 받으러 가는 날이다. 여성들의 명품쇼핑은 그들 대부분의 로망이다. 빚을 내서라도 명품을 몸에 두르고 싶은 철부지가 있다는 걸 가끔 듣기도 하는데 그보다는 무상으로 무한 제공되는 명품 설악의 풍경을 온몸에 휘둘러 보는 건 어떨까? 설악산은 산 중의 산 명품산이다. 명품 산에는 존재하는 모든 게 명품이다. 물, 공기, 바람, 그 모든 건 내가 가는 날 다 내 것이고 다 내 몸에 휘감을 수 있으니 그보다 더 좋은 명품쇼핑이 어디 있겠는가? 생각을 바꾸면 명품, 그거 별게 아니다. 그런 명품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가난한가? 그러한 명품에도 옥에 티는 있어서 12 폭포를 거느리는 명폭에조차 가믐이 들어서 갈증..

등산 2015.06.24

교래자연휴양림

제주는 숲의 나라이며 숲의 바다다.숲으로 된 휴양림이 많기도 하지만 그 규모가 대단하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동안에 내가 가 본 숲은 사려니숲, 절물휴양림, 한라생태숲, 비자림, 교래휴양림, 한라수목원 그 외에도 오름 안에 있는 휴양림까지 합하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휴양림에는 거의 숙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예약은 어렵지만 하루만 묵어보면 잠재의식까지 정화될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아직 못 가 본 숲이 삼다수 숲길인데 이곳은 입구에서 2킬로 정도를 걸어서 들어가야 된다는 말에 여름에는 힘들 것 같아 미루어 두고 교래휴양림과 절물 휴양림에 갔다. 절물에는 제주에 갈 때마다 들리는 곳이지만 갈 때마다 좋다. 밖에도 삼나무 아래 평상이 있어서 누워서 피..

제주의 사계 2015.06.20

한라산 철쭉과 어승생악

6월이 되면 한라산 영실코스의 철쭉이 보고 싶어 진다.꽃을 보기 위해선 6월 초에 가야 하기 때문에 12일이면 기대할 수었는 시기지만 제주에 와서 한라산을 오르지 않으면 뭔가 여행에서 핵심이 빠진듯한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는 꽃을 본다는 기대는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은 채 영실입구에서 코스 진입로까지 40분을 걸어서 가는데 길 옆에 군데군데 철쭉이 몇 송이가 보였다.여기에 꽃이 있다면 혹시 정상에도 있을 수 있겠다 싶어 이때부터 조금씩 기대감이 생겨서 더욱 힘을 얻어 오르는데 전 날 비가 와서 길은 촉촉하고 바람은 시원하고 숲 속이 싱그럽고 풋풋한 향이 아주 좋았다. 계곡에는 제법 물까지 흐르고 새들도 때가 좋은지 짝 찾는 소리가 요란하다. 사방이 확 트인 경치 좋은 곳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커피를 ..

제주의 사계 2015.06.20

덕유산의 초여름

짙푸른 녹음이 산천을 뒤덮은 초여름, 지난겨울의 설경에 매료되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산을 오른다. 그때 지루하게 내려왔던 코스를 이번에는 올라가는 산행이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산은 곧 훌륭한 시인이다. 이렇게 정의를 내려도 될 만큼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말하는 시인이다. 시인이란, 가슴 깊은 곳에 고통을 감추고 있으면서 그것을 비명이나 신음 대신 아름다운 음률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산천 역시 그러하다. 모진 비바람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는 언제 그러한 고통이 있었냐는 듯 봄에는 꽃피우고 여름에는 무성한 신록으로 세상에 다 펼쳐놓은 풍경을 찾는 이는 그 음률을 읊조리러 시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유월은 일 년 중 가장 푸르른 시기다. 숲 속으로 들어가니 잎은 벌레 구멍 하나 없이 반질..

등산 2015.06.11

동궁과 월지(안압지)의 밤과 낮

오월이 되면 모든 일정에 우선시 되는 날이 사월 초파일의 경주행이다. 올봄은 두 달간이나 바쁘게 보냈다. 터키를 한 달간 다녀와서 몸이 안정되자마자 제주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하루 쉬어서 다시 경주로 가서 6일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뭔가 일상의 리듬이 깨어져 어수선하고 할 일은 많은데 일손이 잡히질 않는다. 올해는 초파일이 늦게 들어서 오월 하순의 날씨는 한여름만큼이나 뜨거웠고 경주에 내려서는 순간 늘 그렇듯 아카시아 향이 먼저 반기는데 올해는 꽃도 지고 법당 앞에 불두화도 축 처져 있고, 봄을 건너뛰어 여름을 맞는 것 같다. 여름은 여름데로 잘 즐기면 길지도 않다. 햇빛이 뜨거웠지만 맑은 날이 좋아 보문호를 돌아 반월성 일대를 걷고 월지에까지 들어가니 어느새 저녁때가 되었다. 이왕이면 조금만 더 월지 ..

카테고리 없음 2015.05.30

제주 우도

우도,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의 섬이다.우도는 사계절이 다 좋은 곳이다. 겨울에 갔을 때도 밭에는 녹색 작물이 자라고 빈 밭은 검다. 그래서 우도봉에서 보면 조각보를 펼쳐놓은 것 같이 보인다. 이번엔 보리밭은 베 에진 곳이 많았고 씨앗용 쪽파들은 다 캐어져 있었다. 지금은 조금 남은 보리밭과 쪽파 밭이 대부분인데 텅 빈 검은 밭에서는 비 온 후에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이니까 습기가 증발되는 특별한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밭에서 김이나는 재미있는 풍경, 처음으로 보는 친구들은 역시 이곳도 너무 좋아했다. 물빛도 파랗고 하늘도 파랗고 우도봉은 초록 잔디와 야생화로 기득 했다. 내가 혼자 갔을 때는 걸어서 해변가를 돌다가 밭으로 들락날락하면서 걸었는데 이번엔 관광용 버스를 타고 돌면서 놀고 싶은 곳에서 내렸다가 ..

제주의 사계 2015.05.29

절물휴양림과 조천

절물 휴양림은 제주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가면 사려니숲, 노루생태공원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여기를 네 번째 갔지만 언제나 즐거운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장대한 삼나무 숲이 너무 멋지게 보인다. 평지에는 삼나무가 빽빽하고, 절물오름으로 올라가는 길은 여러 곳이 있다. 어느 곳으로 올라가도 좋은데 장생이 숲길은 곶자왈 같은 길이고 생이 소리길은 새소리가 많이 나는 곳이다. 우리는 생이 소리 길로 올랐는데 오름까지 계단이 아니라 달팽이 길로 오르기 때문에 힘들지도 않고 양쪽으로 우거진 숲에서 향기가 물씬 풍기는 오솔길을 걷다 보면 뱅글뱅글 돌아서 정상에 오른다. 내려올 때도 역시 돌아 돌아 나온다. 다른 곳에는 아카시아 향이 한창일 무렵인데 제주는 아카시아는 한 그루도 없다. 대신 상산 나무향이 가는 곳..

제주의 사계 2015.05.29

돌문화공원 제2코스 와 제3코스

제2코스 전시 이곳은 좁다란 오솔길이 이쁘고 재미있는 제주의 민속을 볼 수 있다 비가 와서 더욱 숲이 반짝거리고 향이 짙은 날의 숲길이 너무 좋았다. 길 양평으로 거의 상산 나무여서 향기가 대단하다. 하원동 탐라 왕자묘 탐라 왕자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도 없었는데 탐라국과 왕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동자복과 서자복은 옛 제주성 동쪽과 서쪽에 성안을 지키는 제주의 미륵석상 제주의 조선 초기 묘 현무암 판석을 둘렀다. 고인돌 아래로 제3코스 전시

제주의 사계 2015.05.29

제주 돌문화공원 제1코스 실내와 야외 전시

제주 시티투어를 타고 가면 다른 여러 숲과 연계해서 편하게 돌아볼 수 있는 코스, 제주 돌문화공원은 한라산 영실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설문대 할머니`과 `오백장군` 설화를 중심 주제로, 제주의 형성과정과 제주민의 삶 속에 녹아 있는 돌문화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박물관이자 생태공원이다. 대지 100만 평인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하늘연못이 눈에 들어온다. 동그랗게 만들어진 연못 잔잔한 수면에 하늘이 내려앉으면 영락없는 하늘연못이 된다. 하늘연못 왼쪽으로 지하에 들어서면 제1전시관에는 자연이 곧 예술이 되는 진귀한 현무암들이 조각품 같은 모양으로 전시돼 있다. 제1전시관을 돌아 나오면 야외 박물관에 오백장군 군상과 어머니를 그리는 선돌이 있고, 나가는 쪽에는 어머니 방이 있는데 석상의 그..

제주의 사계 2015.05.29

사려니숲길과 비자람

사려니도 비자림도 몇 번 왔지만 숲은 언제나 들어서면 마음이 편하고 풋풋한 향기도 좋고 새소리도 걷는 걸음걸이에 배경음악같이 들린다. 비자림은 비교적 걷는 시간이 짧은 곳이어서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대중교통은 좀 불편하다. 천년이 넘는 나무도 있고 빽빽한 숲엔 쳐다보면 공간이 없다. 나무들이 자꾸만 옆으로 가지를 뻗혀서 작은 틈만 있어도 몸을 밀어 넣어 자기 공간을 만들어 서로 부대끼며 오랜 세월을 푸르게 늙어간다. 한 자리에서 온갖 풍상을 겪어도 꺾이지 않는 나무를 보면 경외심까지 생긴다. 천년이면 제주의 온갖 환난을 다 지켜봤을 텐데 목신이 있다면 아마도 아픔도 있었을것 같다. 나무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인간의 수명이다. 백 년을 산다 해도 열 번은 환생을 했을 이 역사적인 숲을 ..

제주의 사계 2015.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