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사계

교래자연휴양림

반야화 2015. 6. 20. 10:50

제주는 숲의 나라이며 숲의 바다다.

숲으로 된 휴양림이 많기도 하지만 그 규모가 대단하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동안에 내가 가 본 숲은 사려니숲, 절물휴양림, 한라생태숲, 비자림, 교래휴양림, 한라수목원 그 외에도 오름 안에 있는 휴양림까지 합하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휴양림에는 거의 숙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예약은 어렵지만 하루만 묵어보면 잠재의식까지 정화될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아직 못 가 본 숲이 삼다수 숲길인데 이곳은 입구에서 2킬로 정도를 걸어서 들어가야 된다는 말에 여름에는 힘들 것 같아 미루어 두고 교래휴양림과 절물 휴양림에 갔다. 절물에는 제주에 갈 때마다 들리는 곳이지만 갈 때마다 좋다. 밖에도 삼나무 아래 평상이 있어서 누워서 피톤치드 세러피를 할 수 있고 조금 들어 거면 실내에도 숲 체험장이 있어 방마다 누워보며 그윽한 향으로 숲을 체험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자주 가는 곳이다. 그리고 오름으로 오르는 길은 여러 개지만 어느 쪽으로 올라도 재미있고 향이 좋다.

 

교래휴양림은 돌문화공원에서 함께 관리하는 곳이며 건너편에 있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곶자왈이고 난대수종과 온대수종이 공존하는 독특한 식물성이 다양한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산책로 입구에는 1940년대부터 산전을 일구면서 살았던 움막터와 1970년 이전까지 숯을 구웠던 숯가마터가 남아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로 곶자왈 지대에 조성된 방대한 규모에 숲 속의 초가와 야외 공연장, 숙소, 생태 체험지구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큰 지그리오름으로 오를 수 있는 등산로도 있어서 우리는 늘 그렇듯이 등산로를 택해서 올랐다. 곶자왈은 돌과 나무 덩굴들이 한테 뒤엉켜 함부로 자란 곳인데 그러면서도 서로 가족이 되어 자유로움이 넘치는 형태로 살아간다. 덩굴식물은 촉수에 닿이는 것은 무엇이든 다 휘감아 오르고 척박한 땅의 나무뿌리는 무엇이든 걸리면 다 안고 살아간다. 돌도 안고 다른 뿌리도 안고 종이 다른 나무도 서로 안고 감기며 서로 내치는 법이 없다. 우리 사는 세상도 곶자왈같이 함께 잘 어우러져 산다면 혼돈 속에서도 자유와 평화가 유지되지나 않을까 생각해본다.

 

약 4킬로미터 정도 되고 왕복 3시간 정도 걸리는 큰지 그리 오름으로 가면 정상 밑에는 삼나무 숲이 쭉쭉 뻗어 있고 평상이 놓여 있어 여기서도 난 누워서 숲의 향기로 심신을 세러피 하고 간다. 오름 정상에 서면 교래휴양림이 한눈에 푸른 융단처럼 깔려 있고 다른 오름들이 산맥처럼 이어져 보인다. 하루에 숲길 두 곳을 누비고 다녔더니 나의 하루도 싱그럽게 마무리된다.

 

 

 

 

 

 

 

 

 

 

주그리 오름에서 본 풍경

 

 

 

 

 

 

 

 

큰 지그리오름의 원경

 

 

 

 

 

 

절물오름을 오르면서 커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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