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물 휴양림은 제주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가면 사려니숲, 노루생태공원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여기를 네 번째 갔지만 언제나 즐거운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장대한 삼나무 숲이 너무 멋지게 보인다. 평지에는 삼나무가 빽빽하고, 절물오름으로 올라가는 길은 여러 곳이 있다. 어느 곳으로 올라가도 좋은데 장생이 숲길은 곶자왈 같은 길이고 생이 소리길은 새소리가 많이 나는 곳이다. 우리는 생이 소리 길로 올랐는데 오름까지 계단이 아니라 달팽이 길로 오르기 때문에 힘들지도 않고 양쪽으로 우거진 숲에서 향기가 물씬 풍기는 오솔길을 걷다 보면 뱅글뱅글 돌아서 정상에 오른다. 내려올 때도 역시 돌아 돌아 나온다.
다른 곳에는 아카시아 향이 한창일 무렵인데 제주는 아카시아는 한 그루도 없다. 대신 상산 나무향이 가는 곳마다 더덕 같은 향기를 날린다. 날씨가 좋아서 초록은 더욱 짙고 반짝거리며 하늘도 푸르고 미세먼지 같은 것도 전혀 없다. 일 년에 몇 번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이 여러 날을 함께 여행하면서 함께 느끼는 공감 가는 이야기도 좋고 행복감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은 그런 시간도 너무 좋다.
절물오름에서 내려와서 실내 숲 체험관으로 들어갔다. 여러 번 갔지만 실내에 들어가는 건 처음이었는데 너무 좋았다. 소나무 방, 편백나무 방, 삼나무 방이 있고 실내 전체 벽과 천장이 나무로 되어 있기 때문에 비슷한 향이 얼마나 좋은지 두고 오기 아까워서 훔쳐서라도 가져오고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숲 속에는 숙소도 있지만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그런 곳에서 며칠만 자고 나면 병이 다 나을 것 같았다.
이튿날은 조천에 있는 제주 특산품인 보리빵을 사러 가서 빵을 주문해놓고 바닷가로 가서 보말을 주웠는데 물이 빠지고 바위틈에 끼어 있는 조개 종류가 많이 있었지만 도구 없이는 다 캘 수가 없어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보말을 비닐봉지로 가득 주워서 까먹는 재미는 처음 경험한 즐거움이었다. 매일매일이 재미있고 행복한 여행이다.
제주에서 가장 맛있다고 소문난 덕인당 보리빵, 끝없이 사람이 몰려든다. 우리는 빵을 세보 따리
주문해 놓고 다 만들 때까지 남은 시간은 조천 바닷가에서 보말(고동)을 주웠다. 그리고 집에 가서 삶아서 까먹으면서 재미와 맛을 함께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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