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피렌체 체류 한 달째다. 오늘 밤이 마지막 밤이고 날마다 밤 산책을 하는 것도 이제 마지막 밤이네. 저녁을 먹고 한참이 지나야 어둠이 찾아오고 섬머타임도 시작이 되니 해는 8시 48분경에 빠진다. 집 밖에 나오면 두오모 광장이고 8시에 울리는 피렌체 두오모의 우렁찬 종소리를 듣고 광장과 거리에서 연주되는 버스킹을 순서처럼 듣는다. 성당이 많은 도시지만 종소리는 저마다 약간씩 다르게 들린다. 가장 좋은 종소리는 역시 두오모의 종소리다. 소리가 얼마나 크고 울림이 깊은지 그 많은 잡음을 다 잡아버리고 오직 종소리만 광장에 울려 퍼진다. 1분간 가만히 서서 깊은 울림을 듣고 있으면 신자가 아니어도 긴긴 세월 동안 이어져 왔을 그 엄중한 소리에 절로 경건해진다. 그다음엔 거리마다 이어지는 버스킹을 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