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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아르노강의 노을

어느덧 피렌체 체류 한 달째다. 오늘 밤이 마지막 밤이고 날마다 밤 산책을 하는 것도 이제 마지막 밤이네. 저녁을 먹고 한참이 지나야 어둠이 찾아오고 섬머타임도 시작이 되니 해는 8시 48분경에 빠진다. 집 밖에 나오면 두오모 광장이고 8시에 울리는 피렌체 두오모의 우렁찬 종소리를 듣고 광장과 거리에서 연주되는 버스킹을 순서처럼 듣는다. 성당이 많은 도시지만 종소리는 저마다 약간씩 다르게 들린다. 가장 좋은 종소리는 역시 두오모의 종소리다. 소리가 얼마나 크고 울림이 깊은지 그 많은 잡음을 다 잡아버리고 오직 종소리만 광장에 울려 퍼진다. 1분간 가만히 서서 깊은 울림을 듣고 있으면 신자가 아니어도 긴긴 세월 동안 이어져 왔을 그 엄중한 소리에 절로 경건해진다. 그다음엔 거리마다 이어지는 버스킹을 보는 ..

해외여행 2023.05.31

피렌체(피에솔레)

피렌체에서 약 8km 떨어져 있고 버스로 25분 정도 걸리는 언덕에 자리 잡은 마을이어서 올라가면 피렌체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보이는 곳이다. 올라오면 올리브밭이 있는 언덕의 작은 마을이지만 기원전부터 이어져 온 유서 깊은 마을로 고대 유물부터 중세 시대의 유물까지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하는데 월요일은 거의 문을 닫아서 교회와 수도원만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음식점도 문을 닫은 상태라 겨우 카페 한 곳에서 맥주와 커피 등 간단한 간식만 먹을 수 있어서 아쉬웠다. 중세의 유적으로는 에트루리아인이 살았던 로마 시대의 성채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교회, 1330경에 세워진 산프란체스코 수도원, 1028년에 착공했다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대성당이 있다.피에솔레 대성당대성당 측면대성당 내부, 소도시의 오래된 중..

해외여행 2023.05.30

피사(두오모와 피사의 사탑)

피사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살펴보니 중세동안은 번성한 토스카나지역의 도시국가였다 1406년에 피렌체한테 정복당했다. 그 후 1494년 프랑 군이 이탈리아를 침공했을 때 일시적으로 약 90년간 독립국가로 있었으나 전쟁과 포위 공격을 받아 다시 1509년 피렌체에 정복당하고 쇠락해져 현재는 토스카나 지방도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피렌체 산타 노벨라역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피사역이다. 피사역에 내리서 앞으로 직진하면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광장이 나온다. 광장을 지나 상점들이 늘어서 있는 거리를 구경하면서 걷는데 피렌체의 좁은 거리와 겨우 지나던 인도를 걸었던 거에 비하면 피사는 첫눈에 뭔가 확 넓어진 거리풍경부터가 다르다. 거리, 인도가 다 넓고 깨끗하게 보여서 마치 토스카나의 신도시..

해외여행 2023.05.27

피사의 바다와 숲

피사 두오모를 다 보고 버스로 이동후 다시 피사 터미널에서 바다 쪽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약 25분 정도 달리면 바닷가 마을인 marina di pisa에 도착한다. 차를 타고 바닷가에 다다르는 동안에 차창으로 보면 아르노강물이 최종 목적지인 바다를 찾아가는 여정이 우리와 같았다. 아르노강과 함께 우리도 바다에 도착하니 강폭이 넓어진 하구가 점차로 바다에 섞에들면서 바다의 색이 흐리게 변하고 더 멀게 흘러드는 곳에는 더 엹어지고, 그래서 바다색이 세 가지로 보인다. 강과 함께 도착한 목적지가 너무 재미있었고 바다 너머로 보이는 산과 구름, 바다 이 모든 것의 어울림이 너무 좋았다. 용오름 같이 높게 치솟은 구름도 신기하고 아르노강의 탁한 물을 함께 푸르자며 받아주는 바다의 너그러움을 직접 보는 것도 너무..

해외여행 2023.05.27

로메아

로메아란, 피렌체 산티시마 안눈치아타 대성당에서 시에나 산 프란체스코 대성당까지, 순례자들이 걸어가는 역사적인 길이며 구도의 길 같은 것이다. 전체 거리가 80킬로 정도 된다기에 우리는 다 걸을 수 없으니 어떤 길인가 맛보기로 걸어보자며 버스를 타고 돌아올 수 있는 지점인 10킬로 지점에서 피렌체로 돌아오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버스로 20분정도 지나서 내린 곳이 타바르무제 마을 정류장이다. 마을을 지나 위쪽 방향으로 가서 리 로제라는 길로 들어섰다. 마을을 통과하고 언덕으로 오르면 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약간 언덕길로 조금 걸어가니 수풀이 무성한 순레길 다운 좁다란 길을 걸어가는데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우산을 준비했기 때문에 걱정 없이 걸었다. 못 믿을 기상예보다. 분명 좋은 날씨였고 비 예보는 없었..

해외여행 2023.05.26

친퀘테레 (마나롤라)

친퀘테레의 두 번째 마을이다. 세 개의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빠듯한 시간이어서 더 이상 트레킹은 접고 베르나짜에서 기차를 타고 십 분 만에 마나롤라에 도착했다. 개인이 차를 가져갈 수 없는 곳이 있다는 걸 본 작고 깊은 산골 절벽 마을이다. 기차 외 다른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있는지 보지도 못했고 주차장이 없다. 마을을 지나는데 물소리가 들려서 아래를 보니까 계곡이 있고 그 위에 복개를 하고 집을 지었다. 아래는 물레방아도 있는 걸 보니 제법 물이 세차게 흐르는 마을인 것 같고 몇 년 전에는 친퀘테레 곳곳에 수해 때문에 길이 폐쇄된 곳도 있다. 이 마을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일몰까지 보면 참 좋을 것 같았다. 마을 중턱에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길이 있어서 조금 돌아가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앞이 ..

해외여행 2023.05.25

친퀘테레(베르나짜))

네 번째 마을이다. 몬테로소에서 3킬로 정도 산길을 걸어서 도착한 곳인데 마을에 도착하기 전 산길 언덕에서 먼저 이 마을의 전경을 볼 수 있다. 마을마다 산을 등지고 바다를 바라보며 산자락에 동네가 그림처럼 바다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높은 언덕에서 보이는 집들이 바다색과 알록달록한 컬러가 조화를 이루며 따뜻하게 볕이 잘 들고 산이 바람을 막아주는 아늑한 이쁜 마을이다. 이 마을에 유일하게 항구가 있어서 로마까지 배를 타고 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기차가 다니기 전에는 고립된 마을이고 외부에 잘 알려지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유명한 관광지가 ㄷ되어서 마을의 소득원이 되었지만 모여드는 사람에 비해서 부족하고 불편한 것들도 분명 있지 싶다. 이 마을이 역사는 16세기 터키에 의한 공격으..

해외여행 2023.05.25

친퀘테레(몬테로소)

로마를 거쳐 이곳 피렌체에 머물면서 처음으로 바다가 있는 소도시로 간다. 지중해 연안에 있는 이탈리아 리구리아주인데 5개의 마을이 기차로 5~10분이 걸리는 간격으로 떨어져 있고 나란히 바다에 인접해 있는 이쁜 마을인 친퀘테레 마을이다. 다섯 개의 마을인 리오마조례, 마나롤라, 코르닐리아, 베르나짜, 몬테로소 이렇게 5개의 마을을 합쳐서 친퀘테레라고 한다. 이 다섯 마을을 하루에 다 돌아보기 위해서는 기차를 타고 내려서 보고 다시 타고 다음 마을로 이동하면 다 볼 수 있으나 다섯 개의 마을이 연결된 트레킹코스를 하루에 모두 돌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트레킹코스 하나를 포함시켜서 이중 3개의 마을만 보고 왔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정한 기준으로 보면 첫째 마을이 리오마조레인데 우리는 다섯 째 마을인 몬..

해외여행 2023.05.25

피렌체 산책길 3

하루를 시작하는 일과는 먼저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나면 아침산책을 하는데 집에서 남쪽으로 도심을 통과하면 아르노강이 나온다. 오늘은 강을 건너기 직전에 있는 성당인데 기를란다요의 작품이 있어 산타 트리니티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신자가 아닌 관광이 목적인 우리에겐 성당을 보기 위함 보다는 그 안에 있는 명화를 보기 위해 성당을 찾았다. 성당 안을 살펴보고 이름이 같은 아르노강의 산타 트리니티 다리를 건너면 산타 마리아 델 카르미네 성당과 브란카치 예배당을 볼 수 있어서 걸어가는 동선이 너무 좋은 산책길이어서 즐겁다. 오전 산책길이 좀 길 것 같아서 아침을 브루넬레스키 유작의 성당인 산토 스피리토 성당 앞 광장에서 아점을 먹고 일요일마다 장터가 열리는 광장에서 볼거리가 많은 이동가게들을 살펴보며 이 나라의 ..

해외여행 2023.05.22

메디치 리카르디 궁

피렌체의 건축물은 다 특별하지만 궁전은 기초부터 다르다. 아주 큰 통돌 같은 것을 연장으로 쪼아서 만든 무겁고 큰 돌이 오랜 세월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기초공사 위에 세워진 걸 볼 수 있다. 궁전을 팔라초라고 하고, 팔라초의 의미는 궁전이나 공공기관 귀족의 저택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쓰였다고 한다. 메디치 리카르디 궁의 이름은 처음엔 메지치가가 백 년간 살았으며 그 후 리카르디 가문이 샀기 때문에 두 가문의 이름이 합쳐진 거다. 내부에는 고촐리의 프레스코화들로 장식된 작은 예배당을 먼저 만나는데 벽면에는 동방박사의 행렬이란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메디치가의 침실과 거실로 쓰였던 장소와 아직도 남아있는 침대와 가구들이 있다. 1460년대부터 살았던 궁전의 내부는 천장 프레스코화와 벽면..

해외여행 2023.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