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피렌체 체류 한 달째다. 오늘 밤이 마지막 밤이고 날마다 밤 산책을 하는 것도 이제 마지막 밤이네.
저녁을 먹고 한참이 지나야 어둠이 찾아오고 섬머타임도 시작이 되니 해는 8시 48분경에 빠진다. 집 밖에 나오면 두오모 광장이고 8시에 울리는 피렌체 두오모의 우렁찬 종소리를 듣고 광장과 거리에서 연주되는 버스킹을 순서처럼 듣는다.
성당이 많은 도시지만 종소리는 저마다 약간씩 다르게 들린다. 가장 좋은 종소리는 역시 두오모의 종소리다. 소리가 얼마나 크고 울림이 깊은지 그 많은 잡음을 다 잡아버리고 오직 종소리만 광장에 울려 퍼진다.
1분간 가만히 서서 깊은 울림을 듣고 있으면 신자가 아니어도 긴긴 세월 동안 이어져 왔을 그 엄중한 소리에 절로 경건해진다. 그다음엔 거리마다 이어지는 버스킹을 보는 것도 일과가 된 듯 저녁마다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그중에도 클래식의 나라다운 성악곡이 참 좋다. 기타 연주, 플루트, 제즈 등이 있는데 가장 들썩이는 건 베키오 다리 위 상점들이 문을 닫고 떠나면 그 위에서 이루어지는 올드팝이다.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남녀노소가 춤을 추고 입을 맞추고 땡그랑 동전소리 다양한 모습들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아르노강의 노을은 매일 봐도 매일 다르고 다리마다 다르다. 장소를 다리마다 바꿔가면서 보는데 역시 베키오다를 바라보면서 사진을 찍을 때가 가장 이쁘다. 그러나 그곳은 다 좋아해서 너무 사람이 많다. 빈틈이 없다. 그러니 노을이 지고 나면 그 인파들이 자연스럽게 베키오다리에서 펼쳐지는 버스킹장으로 이어져 가장 사람이 많고 연주자의 소득도 많은 것 같아 보인다.
피렌체는 여러모로 참 멋진 도시다. 각국에서 모인 사람도 많고,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은 명품도시를 일상 같은 여행으로 잘 지냈다. 내일은 베로나로 떠난다. 그곳에선 또 어떤 여행이 될지 기록도 숙제처럼 이어진다.
노을을 보려는 사람들이 저녁때만 되면 다리마다 빈틈없이 모여있다.
베키오다리
지는 해가 너무 강렬해서 가로등불이 켜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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