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287

탄천 용인 구간

발원지인 법화산에서 서울 쪽으로 걷는 게 아니라 성남 정자동에서 마지막 날 용인 쪽으로 걷는다. 어느 날 법화산 정확한 발원지점을 찾아서 88cc 골프장 아래까지 갔지만 찾을 수 없어서 바로 아래인 물푸레 마을에서부터 사진을 찍었다. 눈에 보이는 부분만 관리하고 보이지 않는 부분은 언제까지 방치를 할 것인지 무척 속상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상류 없는 하류가 어디 있다고 상류 쪽은 성남에서 본 탄천과는 너무 달라서 같은 하천이란 게 믿어지지 않았다. 물은 더 깨끗하겠지만 주민이 즐겁게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관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공무원, 특히 환경 관리하는 사람들은 탁상행정이 아니라 현장을 돌아보는 근무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민원이라도 열심히 받는 창구를 만들어서 민원을 받아서라도 현장을 방..

living note 2020.03.30

탄천 성남 구간

정자역에서 시작해서 신기교, 정자교, 궁내교, 백궁교, 백현교, 황새울교, 수내교, 서현교, 양현교, 이매교, 이매에서 방아교와 매송교 합류지점, 야탑교, 사송교, 야탑에서 탄천교와 여수천교 합류지점, 탄천교 2, 둔전교에서 잠실타워 보이는 곳까지는 하천 양쪽으로 마을이 없고 전지만 있어서 다리도 거의 없다. 성남 대곡교부터는 서울 구간에 속하는데 대곡교에서 5시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복정역에서 돌아왔다. 궁내교

living note 2020.03.14

양평물소리길 1코스

물소리길 1코스, 양수역에서 신원역까지, 해가 바뀌고 1월도 초순을 지나고 있다. 일 년이란 묶음을 개봉하고 나니 솔솔 하루하루가 빠져나가는 한 해의 벽두부터 길을 걷는 걸로 시작한다.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올해도 왠지 길 위에서 시작하고 길 위에서 끝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무위도식하는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아직 내 위치만큼은 가정의 중심을 잡고 있기 때문에 쓸모없는 건 아니어서 열심히 노는 것으로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고 늘 변명을 한다. 건강은 재물로도 살 수 없기 때문에 잘 노는 것이 노후대책이다. 정체성을 잃은 계절이 혼돈을 겪고 있는 것 같다.예년 같으면 눈길을 걸어야 할 때지만 아직도 늦가을 된서리가 하얗게 피는 것 같은 서리꽃길을 걷는다. 그러다 보니 겨울에..

living note 2020.01.12

2020,신년 파티

2020년 1월 11일, 나,당신,우리가 21세기를 벌써 20년이나 살아냈고, 20년을 써버렸다고 생각하니 나머지가 얼마나 남았는지 가늠할 수 없는 세월이지만 생각하지 않기로 해요. 다만 아직도 청춘의 풋풋함 같은 것이 한가닥 남아 있도록 마음밭을 잘 가꾸어서 행복의 화수분이 되도록 할 것이며, 노력하지 않아도 절로 솟아나는 즐거움이 넘치도록 합시다. 사랑은 바라는 게 많아서 이기적으로 돌아설 수도 있지만 우정은 바라는 것보다는 주려는 게 많아서 언제나 따뜻하고 배려심 깊게 서로에게 끌림이 되는 소중한 사람이 될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충분히 요소요소의 조건이 충족되어 주는 멋진 친구가 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일화를 말하여지면 1856년 출생의 극작가이자 평론가였던 아릴랜드 출신 죠지 버너드쇼의 묘비명..

living note 2020.01.10

양양 디모테오 순례길(신년걷기)

코스: 양양 송이벨리-MTB 라이딩 길-오상 영성원-부소 치재-성 클라라 수도원-죽도해변-죽도-휴휴암 이틀 전에 송년 걷기를 하고 이어서 신년 걷기를 하면서 숫자로 치면 일 년의 시차처럼 보이지만 물리적인 면에서 무엇으로 경계를 삼아야 할지, 이럴 땐 마음으로 경계를 지으면서 긴 길이라도 하나 걷고 나면 이것과 저것의 경계 같은 선이 되어서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숱한 길 중에서도 신심 가득한 성지를 돌아보는 순례의 길을 걸어서 어느 때보다 특별한 시작이 된 듯하다. 더구나 길 끝에는 청아하고 드넓은 바다를 걸었으니 묵은해의 찌꺼기는 다 씻어낸 듯하고 정화된 마음속에 새로운 설계도를 그려녛으면 된다. 2020년, 한 해의 첫 장을 열고 나면 시간들이 유수 같이 가 아니라 뭉..

living note 2020.01.03

송년걷기(광교산)

수원 6 색길 중 산너울길, 2019.12.31일, 어떤 날의 특별한 의미는 주어지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거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와 다르지 않지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면 그날은 특별해지는 날이 된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면서 송년 걷기란 의미를 부여하고 하루를 마감하니 뭔가 어제와는 다른 날이 된 것 같다. 어제와 오늘의 경계선을 긋듯이 산 하나를 걸었다. 일년 전, 달력 한 장을 받아 들었을 때 커다란 백지에 일 년이란 테두리 안에 석류알처럼 촘촘히 들어찬 숫자들을 선물처럼 받아 들었을 때는 뭔가 많이 남아 있고 가득 채워져 있다는 넉넉함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 빼곡히 들어찬 날들을 하루하루 내보내고 나니 보석 같은 알들이 다 빠져버리고 구멍만 숭숭 난 석류껍질만 남아 있는 것 같..

living note 2019.12.31

가을의 잔해(구성)

청춘의 한 시절이 바스러지는 계절, 낙엽이 수북한 산길을 걷는다. 푸르던 한 때를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는 듯 나무는 무심해 보인다. 그 무심함 마저 밟히고 있지만 나는 왜 무심할 수 없는지, 가을의 잔해들을 주워서 푸르름이 아니면 어떠냐고 비록 온전한 거 하나 없지만 흙이 되기 전에 내 손을 거쳐서 어떤 구성으로 남겨두기라도 한다면 2019년, 새천년이 어느새 20년째를 맞이하는 특별한 가을로 기억돼 않을까. 초록도, 꽃도, 잎도 다 나목 속에 간직되어 있다.봄은 그 기운들을 일깨워 세상에 펼쳐보이는 에매이지 요정이 될 것이므로.

living note 2019.12.21

화성 융건릉

2019년 송년모임 종이 한 장, 숫자 하나가 연말이 되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마음을 텅 비게도 하고, 꽉 들어차게도 한다. 빈다는 것은 뭔가가 다 빠져나가는 것 같은 공허함 같은 것이고 들어찬다는 것은 새로움, 희망 같은 거다. 희망이라고 해봐야 거창하게 뭘 이루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해보고 싶은 걸 하는 것의 소박 함이다. 그 소박함의 뜻을 이루는 것도 만만치는 않다. 할 수 있는 여건이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지난 일 년을 돌이켜 보면 계획을 세웠던 것은 다 한 것 같다. 올 한해 함께 좋은 시간을 꾸려나갔던 친목회원들 간 일찌감치 송년회라는 명목으로 모임을 가졌다. 먼저 가까운 화성에 있는 융건릉 둘레길을 걷고 나서 점심을 먹고 커피숍에서 재미 넘치는 시간을 가졌을 뿐 ..

living note 2019.12.01

경인 아라뱃길

경인 아라뱃길을 걷다. 11월 하순, 절기상으로는 겨울이지만 계절은 겨울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한 채 성큼 영역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소문으로만 듣던 아라뱃길을 걸었다. 아라뱃길은 인천 서해갑문에서 김포대교 아래에 있는 한강갑문까지 이어져 있는 운하다. 대중교통을 다섯번을 환승하면서 약 두 시간 넘는 시간이 소요되는 모임 장소로 가는 길은 멀기만 했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9호선 급행을 타고 가는데 다행히 출근길의 반대 방향이어서 조금 지나 앉아서 갈 수 있었다. 9호선의 출근길은 듣던 대로 대단했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데 바닥은 보이지 않고 사람들의 머리만으로 공간이 채워졌다. 일터를 향해 가야 하는 하루의 시작이 너무 힘들구나 싶어 잠시 내 가족의 고달픈 하루가 스쳐갔다. 한강이 ..

living note 2019.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