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땅에서 솟고, 가을은 하늘에서 내린다는 게 나의 지론인데 그 이치를 들여다보면 봄이 땅 위에 꽃 피워 두면 가을이 내려와 열매를 맺는, 계절의 음양에 해당하는 그런 이치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문득 꽃 피울 일도, 열매 맺을 일도 없다는 생각에 이르면 한없이 우울해지는 계절이 가을이다. 유난히 가을을 타는 난 그것이 재미로 타는 그네라고 해도 타고 싶지 않지만 내 의지로는 불가항력적으로 가을에 태워져 흔들리게 되는 가을을 올해는 우울하지 않게 보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시간들을 즐기리라 다짐해본다. 요 며칠간 연일 전형적인 초가을의 하루하루가 아깝게 지나간다.이 좋은 계절을 가장 잘 즐기려면 역시 산으로 가는 게 좋다는 걸 많이 경험하면서 지나왔다. 그렇게 많이 다녀도 아직 처음 가는 산이 있다는 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