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260

북한산 의상능선

북한산의 단풍 명소 북한산 단풍 명소를 선택할 땐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숨은 벽을 꼽는다.우리 역시 작년에는 숨은벽에서 단풍 절정기를 봤는데 처음으로 숨은벽을 본 친구는 북한산에 이런 곳도 있냐며 감탄했다. 숨은 벽은 단풍도 먼저 볼 수 있는 곳이지만 북한산의 콧등 같은 엄청난 암벽과 어우러진 둘레의 단풍이 너무 멋진 풍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다른 코스를 보고 싶어서 백화사 정류소에서 내려서 내시 묘소 길로 올라갔는데 오랜만에 갔더니 늘 다니던 길이 아니었고 새롭게 돌계단과 나무계단을 따라가다 보니 바로 의상능선으로 오르게 되었는데 피하고 싶었던 코스를 피할 수 없이 오르게 되었다. 의상 은선은 거의 수직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올라야 하는 수직 구간도 무척 길다. 그래서 의상능선을 무사히 ..

등산 2019.10.24

용문산 사나사계곡

용문사, 사나사, 사나계곡 삼복더위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나만의 방법으로 계곡을 찾아 집을 나섰다. 경기도에서 가장 물 좋은 지역인 양평으로 간다. 양평은 여러 번 지나다니던 곳이다. 내가 본 건 주로 양수리 일대였고 그것이 양평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하루 중 어느 때라도 색다른 풍경이 있는 아름다운 곳을 산책도 했고 가족 나들이도 했고 늘 아름다운 풍경만 양평의 이미지로 내 맘 속에 들어찬 곳인데 이번에는 양평의 다른 모습을 봤다. 좋은 친구를 만나면 사는 것이 늘 즐겁다.주 일회 정도로 산행만 하던 내게 조금씩 변화가 생긴 건 트레킹을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면서 산의 정상보다는 그 아래를 걷는 트레킹에 조금씩 즐거움으로 젖어들고 있다. 어느 것이 더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내가 산행을 고집하던 이유는 ..

등산 2019.07.31

DMZ천치볼 트레킹

처음이란 거, 거기는 기대와 호기심으로 알록달록한 무지개를 만드는 과정이 있다.강원도 일대를 수없이 다녔지만 주로 인제와 속초 쪽이었지 양구라는 곳은 처음인 것 같다.딱 한 번 지난 적이 있긴 하다. 어제 알고 보니까 아이들이 어릴 때 서울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1박 2일로 동생 가족과 함께 깜깜한 밤중에 밤낚시를 한다면서 소양호를 찾아가는데 가로등도 없는 길을 가도 가도 옥수수밭만 나오고 칠흑 같은 어둠이어서 "이러다가 북한 가는 거 아니야" 그렇게 말했는데 그날 조금만 더 갔으면 북한에 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어제 최전방을 보고 나니 그날이 떠올라서 속으로 웃었다. 바로 이 길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춘천을 다 지나고 소양강로를 따라 마치 세상과 단절된 것 같은 어떤 곳을 찾아드는..

등산 2019.06.16

도봉산 다락능선

오월을 보내면서....... 오랜 기억 하나 꺼내어 20년의 세월을 건너 도봉산 다락능선으로 간다. 내 기억에는 올라갈 수는 있어도 이 능선을 내려올 때는 너무 힘들고 위험했다는 기억이 있다. 그때는 초보시절이기도 했으니 다시 가면 같은 난이도를 느낄지 궁금한 마음으로 갔더니 오히려 20년 전의 위험은 느껴지지 않았다. 아주 재미있는 코스로 새로운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평범하지 않아서 등산하는 느낌이 짜릿하고 그리 긴 코스도 아니어서 좋고 또한 쉬어가고 싶은 자리가 참 많았다. 다만 이 길은 하산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바위가 부서져 마사토가 된 길이 눈보다 더 미끄럽기 때문에 위함 할 수도 있는 곳이다. 도봉 매표소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은석암 방향으로 들어가면 바위능선으로만 이어져 있는 다..

등산 2019.05.30

선자령

봄의 절정 오월, 선자령으로....... 선자령의 설경을 볼 기회를 몇 번이나 놓치고 대신 봄의 절정인 오월에 선자령을 간다. 우리가 살면서 이루지 못한 것들이 숱하게 많지만 ~~ 싶다 싶다, 하다 보면 그 싶다가 현실로 이루어지는 걸 경험하곤 한다. 이번에도 선자령에 가고 싶다는 노래를 자꾸 불렀더니 드디어 이루어졌다. 비록 눈꽃 산행은 아니었지만 야생화가 지천에 피어서 눈꽃보다 이쁜 꽃들을 보면서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가 잠겨본다는 것, 마음밭의 삽짝이 활짝 열리고 이랑마다 선자령의 야생화를 심으며 어떤 호연지기 같은 기운으로 가득 차 버린다. 그렇게 초원의 꽃밭으로 변한 마음 안고 보고 싶었던 그곳에 와 있다는 걸 발자국마다 세기면서 시작한다. 선자령 순환로 5.5킬로 정도를 걸어 들어가는데 초입에서..

등산 2019.05.25

여수 향일암과 영취산

2019.3.30일 삼월이 찬바람을 몰고 간 자리에 사월이 꽃을 몰고 와 온 산에 활짝 풀어놓았다. 밤새 어둠 속을 뚫고 여수까지 달려갔다. 일출시간과 맞추려고 휴게소에서 한참 정차해 있다가 출발했지만 새벽하늘은 해 뜨는 걸 보여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비 예보가 있었지만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고 잔뜩 찌푸린 날씨여서 해 뜨는 걸 포기하고 향일암으로 플래시 불빛으로 올랐다. 어두워서 제대로 암자를 둘러볼 수 없어 뭘 보고 왔는지도 모르겠다. 붉은 구름이라도 보려고 한참 동안 바다를 주시하고 있었더니 겨우 가로 한 줄기 불그레한 선 하나만을 보여준다. 예상했던 일이라 그냥 돌아 나오는데 그제야 밝아져서 둘러보았지만 이동해야 할 시간이어서 자세히 볼 수 없었다. 새벽 어스름에 둘러본 향일암은 금오산 끝자락에..

등산 2019.04.11

하남 검단산

태극기가 힘차게 날린다. 우리집 안에서 보이는 내가 지정한 나만의 기상대가 있다. 오늘의 날씨는 골프장에 있는 태극기가 힘차게 날리는 정도를 보니 풍속이 초속 4미터 정도가 되고 오른쪽으로 날리고 있으면 북서풍이다. 그리고 산이 깨끗하게 보이는 날은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이고 활짝 문을 열고 환기를 마음껏 해도 좋은 날이다. 아침마다 가장 먼저 창을 통해 나의 기상대를 살피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 되었다. 반면에 태극기가 축 처져 있고 산이 뿌옇게 보이는 날은 기분마저 축 처지고 문을 꼭 닫은 채 스스로 먼지 감옥에 갇히고 만다. 연 3일 최악의 미세먼지의 감옥에서 한 발짝도 내놓지 못하다가 3일만에 마치 죄수가 특별외출을 허락받은 날처럼 밝은 세상으로 발을 내딛는 날 같다. 그래서 쾌청하지는 않지만 보통이..

등산 2019.01.17

수락산 기차바위의 모험

2019.12.25일 크리스마스 송년산행 젊은 날엔 손꼽아 기다리던 크리스마스였지만 이젠 별 의미 없이 그냥 빨간 날로 인식될 뿐이다. 이런 것이 변해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언제나 그렇듯 송년도, 신년도 산행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인생은 60부터라는 걸 실감하면서 새 달력이 나오면 여행 날짜부터 동그라미를 치고 시작하는 이 여유, 누가 나이 드는 거 싫다고 했나, 헌신적으로 살아내던 그 역할이 끝나고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으로 사는 것이 내 방식의 제2의 인생이다. 난 나의 2막에 충실할 것이며 그것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늘 변명을 늘어놓고 떠나는데 사실은 나의 확실한 노후대책이다 물질보다 더 높은 가치부여를 하면서....... 너무 오랫만에 근교 산행을 하다 보니..

등산 2018.12.27

북한산성 14 성문 종주

북한산성 14 성문 종주 두 번째 산성둘레에 있는 16개의 문 중에 대문이 달린 성문이 6개, 암문이 8개, 수문이 2개다. 이중에서 수문 2개는 유실되고 터만 남았다. 수문, 대서문, 중성문, 중성문암문(시구문), 중성문수문터, 가사당암문, 부왕동암문, 청수동암문, 대남문, 대성문, 보국문, 대동문, 용암문, 백운동암문(위문), 북문, 서암문(시구문) 2011년 9월 20일에 종주를 했는데 7년이 지난 후 다시 열어보고 나 자신에게 너무 실망해서 다시 시작했다. 왜냐하면 하루에 그렇게 힘들게 했던 종주산행인데 정작 있어야 할 성문들의 사진이 없다. 어찌 그리 생각이 부족했는지 지금 생각하니 한심한 기록이어서 이번에는 생생히 잘 기록하기 위해서 친구와 둘이서 재도전한다. 하루에 다 하려면 해가 길어야 하..

등산 2018.11.21

대미산 악어봉

봄은 땅에서 솟고, 가을은 하늘에서 내린다는 게 나의 지론인데 그 이치를 들여다보면 봄이 땅 위에 꽃 피워 두면 가을이 내려와 열매를 맺는, 계절의 음양에 해당하는 그런 이치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문득 꽃 피울 일도, 열매 맺을 일도 없다는 생각에 이르면 한없이 우울해지는 계절이 가을이다. 유난히 가을을 타는 난 그것이 재미로 타는 그네라고 해도 타고 싶지 않지만 내 의지로는 불가항력적으로 가을에 태워져 흔들리게 되는 가을을 올해는 우울하지 않게 보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시간들을 즐기리라 다짐해본다. 요 며칠간 연일 전형적인 초가을의 하루하루가 아깝게 지나간다.이 좋은 계절을 가장 잘 즐기려면 역시 산으로 가는 게 좋다는 걸 많이 경험하면서 지나왔다. 그렇게 많이 다녀도 아직 처음 가는 산이 있다는 게 ..

등산 2018.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