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산행을 하면서 숭숭 뚫린 바윗돌 구멍으로 빠져버린 물줄기가 어디를 휘돌아 언제쯤 이 계곡을 채워줄까 기다리면서 목말라하던 터라 장마를 반갑게 맞이했을 계곡과 수목들이 보고 싶어 정수리가 타는 듯한 불볕더위를 마다하지 않고 수락산 깔딱 고개를 를 향해 아예 힘을 빼놓기로 하고 올라갔다. 더울 때는 그저 욕심을 버리고 물 좋고 그늘 좋은 곳으로 숨어들어 몸도 마음도 풀어놓고 축 늘어져 누워서 둥둥 떠다니는 구름이나 쳐다보면서 회상에 잠기다 오는 게 상책이다.깔딱 고개를 힘겹게 넘어 장암으로 내려가니 계곡에 면경같이 맑은 물이 내 마음까지 다 비추어서 부끄러운 마음이 다 들통나고 말았다. 상류에서 점심을 먹고 얼음 같은 물에 발을 담그고 커피를 마시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연신 자리를 잘 잡았다고 부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