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오백 년 역사 속으로

반야화 2009. 7. 31. 11:09

 서오릉(경릉. 창릉. 명릉. 익릉. 홍릉) 산책

오백 년 역사 속에서 내가 보고 느낀 건, 산 자 보다도 더 아름다운 곳에 위치한 명당에서 참 편안하게 잠드신 왕릉을 보니 이 나라의 수호신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울창한 자연림 속에 겹겹이 송림으로 둘러 쳐지고 사이사이를 계곡물이 자연적으로 흐르게 되어 있어서 수목도 잘 자라고 후대들이 찾아가도 훌륭한 쉼터까지 제공해 주시는 크나큰 왕들의 품 속 같았다. 뜨거운 여름이지만 하늘을 뒤덮는 숲이 있고 물도 있고 감촉 좋은 모래길로 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하루 종일을 다녀도 지루하지 않았고 계절마다 가야겠다는 다짐을 남겨두고 돌아왔는데 집에 와서 보니 그 중 명릉을 돌아보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

 

능 바로 옆에까지 갈 수가 없어 정자각에서 사진을 찍고 보니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담아내지 못해서 만족하지는 않지만 파아란 금잔디가 눈 속에 꽉 들어차 마치 녹색 카펫을 누비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능을 다 돌아보고 야산에 조성된 소나무길, 서어나무길 물푸레나무길을 산책하는데 머무르고 싶은 장소가 너무 많아서 그 중  한 곳 벤치 옆에 일인용 돗자리를 깔고 배낭 속에 한 살림을 다 내놓고 편히 쉬고 있으니 작은 돗자리가 충분한 방 한 칸 같았고 키 큰 소나무에 기대고 앉아 귀로는 음악을 듣고 눈으로 책을 보면서 가끔은 멀리 초록색을 바라보기도 하고 좋은 시간 보내고 있는데 불청객 모기란 놈이 언제나 방해를 한다. 앞으론 내 피 보다 더 맛있는 모기 밥을 가져가서 옆에 놓아주고 같이 노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무더운 날씨에 너무 많이 걸어서일까? 자고나니 몸이 무거워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추존 덕종 능은 난간석이나 망주석이 없고, 무석 인도 없으며, 석양과 석호도 한 쌍뿐이다.>
 덕종(의경세자, 1438~57)과 원비 소혜왕후(昭惠王后, 1437~1504) 한 씨의 능이다. 의경세자는 세조의 장남으로 1455년 왕세자에 책봉되었다. 20세에 승하하여 대군 묘 제도에 따라 장례를 치렀다. 1471년 둘째 아들인 성종에 의해 덕종으로 추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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