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화 2017. 11. 22. 17:14 남도기행은 가져간 마음을 다 거두어 오지 못한다.그러나 텅 빈 채로 내려가도 가득 담아오는 충만함이 있는 남도기행은 가을에 더욱 그러하다. 마치 남겨둔 정인이 있어 가도 가도 그리운 곳 같은 그런 곳에서 올가을 마지막이 되는 단풍은 대흥사에서 눈부시게 고왔다. 처음 가는 두륜산, 처음 가는 대흥사, 산다는 것은 처음과 끝을 경험하면서 이어지는 여행인가. 아직도 더 남아 있을 처음이 있다는 것이 나에겐 희망이고 그것이 더 이상 없어진다면 남는 건 끝일뿐이다. 지난봄 다녀온 달마산의 진달래와 대륜산의 단풍을 보고 나니 남도의 예인이라도 된 것 같다. 남도에서 내가 본 아름다운 사찰 풍경을 잊을 수 없다. 내소사의 매화, 동백. 불갑사와 선운사의 꽃무릇. 백양사와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