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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투어 (양산통도사)

2023.2.20.통도사,경주,울산을 두루 돌며 매화를 찾은 여행. 해가 바뀌고 첫 여행을 매화투어로 시작한다. 매화라면 광양을 먼저 떠올리지만 난 양산 통도사 홍매를 꼭 한 번 만나고 싶었다. 더구나 자장율사가 처음 심은 자장매라는 말에 그리운 듯 2월을 기다리다 때 맞춰 달려갔다. 통도사가 너무 유명한 사찰이다 보니 언젠가 찾은 적이 있는 곳이라 착각을 했는데 이번에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처음 가는 길이란 걸 알았다. 늘 가까이 살았는데 어째서 처음 볼까, 너무 익숙한 이름에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던 것 같은 통도사. 명산에 명찰이 있는 법이지. 울산역에서 버스를 타고 찾아가는 길에 오른쪽에 야산 뒤에 장벽 같은 우뚝하게 둘러치고 있는 산 아래 통도사가 있겠구나 짐작했더니 역시 산이름이 영축산인 그 아래..

living note 2023.02.25

매화투어(경주와 울산)

3박 4일간의 여정으로 통도사로 바로 갔다가 경주에서 숙박을 하면서 울산까지 둘러본 일정. 경주 양동마을이 매화와 잘 어울릴 것 같은 풍경을 보기 위해찾아 갔더니 시기가 이른 지 매화가 드문드문 피고 있었다. 양반과 사군자, 그중 매화를 늘 가까이했을 것 같은 사대부들의 생활상이 연상되어서 갔는데 일주일 정도 지나면 상상했던 풍경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아쉬웠다. 양동마을의 풍경은 반상이 분명한 가옥의 배치가 잘 드러나 있는 곳이다. 가장 높은 곳에 기와집인 종택이 있고 밑으로 내려올수록 아랫대와 주종들의 작은 초가집들이 있다. 매화나무 역시 종택이나 양반집 앞에만 있지 초가 앞에는 없다. 신경주역사 구 경주역, 경주의 중심에서 수많은 발길이 스쳐가고 고도의 풍경을 추억으로 실어 나르던 경주역이 이번..

living note 2023.02.24

봄을 찾아나선 길

행여나 나보다 먼저 와 있을 봄을 찾아 길을 나섰더니.... 잠든 숲 외줄기 한적한 길을 가는데 독살스런 한기도 깊은 가슴속엔 봄을 품고 있었네. 다시는 녹지 않을 듯 독기 어린 차가운 맘 거두니 금방 봄을 잉태한 만삭의 겨울이 여린 봄을 해산하는 걸 보면 악도 선도 둘이 아니란 생각을 자연에서 배운다. 산천의 첫 딸 같은 생강나무 꽃이 만삭이 되어 있고 노란 봄의 태동이 진통을 시작하네.

living note 2023.02.17

국립현대미술관(이건희 컬렉션)

유난히 춥고 길게 느껴지는 겨울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면 겨울도 길다. 그렇다고 바깥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마땅찮아 실내에서 즐길만한 것이 바로 문화를 즐기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으로 모여드는 것 같았다. 딸과 함께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가서 이건희컬렉션을 보고 다음날은 삼청동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1 전시실에서 이건희컬렉션,이중섭 미술을 봤다. 이 특별전시회의 주제는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이다.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컬렉션에 포한된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 달리, 카미유 피사로, 클로드 모네, 폴 고갱, 피에르 오귀스트르누아르, 호안 미로의회화 7점과 파블로 피카소의 도자 90점을 소개하는 전시회다. 이들은 미술중심였던 파리에서 스승과 제자, 선배..

living note 2023.01.18

한강트레킹

2023년. 1월, 새로운 시작은 한강변을 걷고 한강을 가로지르며 서울을 중심으로 해서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도보여행이 되도록 중심에서 의미 있는 새해 첫출발을 한다. 이촌공원에서 압구정까지 십 킬로 넘게 걸었다. 서울에서 오늘처럼 투명한 날씨에 걸어보는 건 아주 드문 일이다. 며칠간 먼지 속에서 답답하게 갇혀 지내다가 투명해진 하늘 아래 한강의 흐름을 따라 걸으니 칼바람도 싫지 않았다. 한강을 가로지르면서 느낀 점은 서울을 남북으로 지키고 있는 진산이면서 외사산인 관악산과 북한산이 높이 솟아 수호하고 있는 것이 잘 보이고 대도시 중앙을 동서로 흐르는 한강의 광폭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세계적인 수도 서울의 터가 너무 좋다는 게 자랑스러웠다. 시야가 맑아서 남산과 겹쳐 보이는 멀리 북한산이 선명히 보인다. ..

living note 2023.01.16

새아침

2023.1월1일,새해 새아침, 늦잠에서 깨어난 내 안으로 가득 들어찬 새 아침의 빛이 나를 헹구어 낸 빛으로 내 주위를 가득 채운다. 여름빛이 백색이라면 겨울빛은 황금색이다. 싸늘한 공기에 한 줄기 빛이 간절할 때에 따스함을 주는 황금 줄기가 단단한 유리를 투과해 내게로 쏟아져 들어오고 이내 실내가 노랗게 변하는 겨울아침 빛이 너무 좋다. 나보다 일찍 깨어나 나보다 먼저 금빛을 먹고 있는 꽃들까지 반겨주는 맑고 투명한 아침처럼 새해, 새 아침을 새 마음 그릇을 가득 채우고 시작하는 2023년. 새색시 연지꽃은 꽃잎에 흠뻑 반한다.너무 추워서 연약한 바이올렛만 방 안으로 들였더니 좋은지 꽃으로 답한다. 다른 것들은 밤에 자기 전 서제문을 조금 열어서 따슨 온기를 나누어 주고 있는데 잘 견디고 있어 사랑스..

나의 꽃밭 2023.01.01

덕유산의 상고대밭(송년산행)

덕유산 설경을 본다는 건 잡다한 한 해 동안의 마음속을 마무리와 시작의 교차점에서 버리고 떠나기 같은 갈래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순수의 절대적 가치를 안겨준다. 덕유평전은 형체 없는 유령 같은 것들의 놀이터였다. 구름이 놀고, 바람이 놀고, 찬서리들이 놀다가 덕유산의 정령에 붙잡혀 깜짝 놀라 얼어붙어 정체성을 드러내고만 하얀 유령들의 주검 같은 세상을 만들었다. 그런가하면 형체 있는 인간들은 그 하얀 밭에서 좁디좁은 신들의 발자국 같은 길을 걸으며 서로 비켜서지도 못하고 부딪치며 미소로 지나친다.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에 내리면 때 묻은 발을 들여놓기가 미안할 정도로 순백의 절정이 사뭇 치도록 아름다웠다. 단체로 내려섰지만 그곳에 발을 딛는 순간 뿔뿔이 흩어져 인솔자의 통제는 이미 힘을 잃..

등산 2022.12.30

성남누비길 완주

성남 누비길 완주를 송년산행으로 한 해의 트래킹을 마무리했다. 한해의 막바지에서 뭔가 금을 긋고 지나가야 끝이란 어감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 미루었던 성남 둘레길 때 맞추어서 드디어 완주를 하고 송년회까지 했으니 길 하나와 2022을 시간의 길이만큼 길을 늘려가면서 걸어온 시간을 함께 거두어 잘 마무리했다. 완주라는 말에는 시작에서 끝나는 지점까지에 어떤 장애요인이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한 해 한 해의 완주가 쌓여서 삶의 완주가 무사히 끝날 때까지 길을 걷듯이 하루하루를 이어 나갈 것이다. 어제가 오늘과 다르지 않지만 연말이라고 하면 뭔가 마무리 짓고 새로움으로 시작해야 된다는 마음이 늘 보이지 않는 선 하나를 긋게 한다. 한 해의 빗장을 열고 밀고 들어왔던 2022년의 대문을 닫고 ..

등산 2022.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