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새로운 시작은 한강변을 걷고 한강을 가로지르며 서울을 중심으로 해서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도보여행이 되도록 중심에서 의미 있는 새해 첫출발을 한다.
이촌공원에서 압구정까지 십 킬로 넘게 걸었다. 서울에서 오늘처럼 투명한 날씨에 걸어보는 건 아주 드문 일이다. 며칠간 먼지 속에서 답답하게 갇혀 지내다가 투명해진 하늘 아래 한강의 흐름을 따라 걸으니 칼바람도 싫지 않았다.
한강을 가로지르면서 느낀 점은 서울을 남북으로 지키고 있는 진산이면서 외사산인 관악산과 북한산이 높이 솟아 수호하고 있는 것이 잘 보이고 대도시 중앙을 동서로 흐르는 한강의 광폭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세계적인 수도 서울의 터가 너무 좋다는 게 자랑스러웠다.
시야가 맑아서 남산과 겹쳐 보이는 멀리 북한산이 선명히 보인다.
관악산도 잘 보이는데 산세가 균형이 잘 잡힌 아름다움을 뽐내고 하얀 눈까지 이고 있다.
북한산이라기보다는 삼각산이라고
불러야 맞는 말이란 걸 보여주는
세 봉우리들이 멋지다. 백운대,
노적봉, 인수봉이 삼각편대를 이루고 있다.
걷다가 깜짝 놀라서 바라보는데
하남 쪽에 운길산 일까, 마치 알프스산맥의 만년설 같은 하얀 산이 거대한 벽처럼 보여서 구름인 줄 알았다. 서울시내엔 눈이 전혀 없는데 저렇게 하얀 설산이 보여서
산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멋진 원경까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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