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주는 느낌은 모두 글이 되어 마음속 상형문자처럼 곱게 새겨진다.
침묵으로 바라보는 자연의 한 해 살이를 거두어들이는 그들의 연중행사를 지켜보는 것이 나에게는
가을이 남긴 것들로 한 줄이라도 써놓지 않고는 지나칠 수 없는 감성을 자극한다. 어떻게 표현해도
표절이 될 만큼 흔하디 흔한 가을 예찬들이 많지만 난 단 한 줄, 이렇게 쓰고 싶다.
누가 저 고운 색채를 혼합해낼 수 있을까로.
팥배나무 열매가 빈 가지를 붉게 채색했다.
벗어도 아름답고
입어도 아름다운
나무의 생애
덕수궁에서...
한양도성길 위에서....
가을은 시인이고
가을은 화가다.
대지는 끝없는 화폭이며
끝없는 빈 노트다.
'living no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오는날의 산책 (0) | 2022.12.21 |
---|---|
2022년 첫눈 (0) | 2022.12.07 |
방마다 모과를... (1) | 2022.11.12 |
세모녀의 나들이 (0) | 2022.10.10 |
일상의 펑화 (0) | 2022.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