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방마다 모과를...

반야화 2022. 11. 12. 22:33

우리 동내 단지 안에는 유난히 모과나무가 많다.

분홍색 작은 꽃이 어느새 저 우람
한 결실이 되어 내방까지 들어찼다.
창밖으로 매일 내다보면서 마음으로 키워낸 모과다. 녹색 잎이 무성할 때 작은 열매는 보이지도 않다가 차츰 노랗게 익어가면서 집안에서도 잘 보이고 혹시 떨어졌나 확인도 하고 숫자도 세어가며 지켜보았다.

늦가을 찬바람에 잎은 듬성해지고 창밖엔 노랗게 빛나는 모과가 눈에 확 들어와 매일매일 인사처럼 창밖을 내다봤다.

간밤에 내린 비로 저 큰 덩어리가 매달리기 힘겨웠는지 몇 덩이나 떨어졌다. 달려있을 땐 바라만 봤는데 내 방에 들여놓으니 더욱 좋다. 향기도 주고 마치 나를 방문한 어떤 가을 손님 같이 반갑고 기분 좋은 만남이다. 누가 모과를 못났다고 했나, 책상 위에 올려놓으니 저런 이쁜이가 없다. 매끈한 진노랑이 향기까지 좋으니
가을이면 모과 줍는 재미에 푹 빠져버린다. 집안 곳곳에 모과를 두었더니 가장 좋아하는 향기가 가득한 향내 나는 집이 되었다.

아침에 나가면 산책길에 모과나무 아래를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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