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숲 속의 도시다. 제주시만 벗어나면 특별하게 이름 붙여지지 않은 광활한 들판과 오름들이 다 숲이지만 또한 보호하고 가꾸어진 이름이 붙여진 숲도 많은데 그중에서 우선 사려니 숲을 먼저 갔다. 어떤 곳을 찾아가는 데는 다소 어려움이 따르지만 주로 버스를 타고 가다 보니 정문이 아닌 후문으로 들어가는 수도 있다. 그래도 누구의 도움 없이 잘 찾아다닐 수 있는 것도 퇴화되지 않는 정신인 것 같아 좋은 점도 있다. 그런데 이상한 곳에서 내려 눈밭에 사람 발자국과 노루 발자국을 따라 한참을 걷다 보니 정문이 나왔다. 휴식년제를 제외하고 총 걸어야 할 거리는 10킬로, 시작하는데서는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섞여있지만 물찻오름을 돌아서면 빽빽하고 쭉쭉 뻗은 삼나무 숲이 나타나는데 점점 기온이 오르고 눈이 녹은 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