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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길(인왕산구간)

지난 늦가을에 걷다가 중단된 한양도성길을 이어서 걷다.(사직공원에서 혜화문까지) 수도권의 성길은 다 걸었다. 북한산성 14문 종주, 수원화성, 남한산성, 한양도성길을 걸음으로써 성길완주를 했다. 성마다 다 특색이 있지만 아름답다는 게 공통적이다. 어느 것이 더 좋았냐고 물으면 대답할 수 없을 정도로 복원된 성길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움 이면에는 선조님들의 피와 땀이 배어져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러기에 우리는 더욱 아끼고 사랑하면서 걸을 때마다 한 번이라도 그 시대를 생각해봐야 한다. 성 안에는 없는 것이 하나 있다.무덤이 없다. 아무리 성군이라도 돌아가시면 성 밖으로 나가야 했고 성을 쌓다가 사망하면 다 시구문으로 나가야 했다. 한양도성 축성 당시 한양 인구가 10만 명 정도였는데 축성 공사에 동..

living note 2018.05.08

속리산 천왕봉

봄이 땅 속에서 어느 날 갑자기 불쑥 솟은 것처럼 신비롭기까지 했는데 며칠 익숙해지니 간사한 경험이 늘 있었던 봄으로 기억되고 어느새 봄이 덤덤해질 무렵 높은 산 깊은 계곡엔 그 신비가 다시 살아나더라. 속리산 천왕봉엔 시작되는 봄이 싹 틔우고 꽃 피우고 새울 더니 계곡 따라 내려오니 봄은 성장 중이고 내가 다 내려왔을 때는 이미 봄은 청년이 되어 있었다. 천하의 봄이 동시에 오고 동시에 가버리지 않음이 얼마나 다행인지. 문장대에서 조망되는 풍경들 신선대에서 편안한 산죽길을 2.3킬로 걸으면 천왕봉이 나오고 천왕봉에 올라서 사방을 바라보면 전국의 명산을 다 한 곳에 모아둔 듯하다. 북한산, 도봉산, 가야산, 같은 아니 그 모든 봉우리들을 다 모아놓은 것 같다. 법주사로 내려오는 길의 계곡물이 묵은 잎 하..

등산 2018.05.02

제주올레 완클 축제 남한산성

제3회 제주 완주자 클럽 축제 경기지부 주관 2018년 4월 28~29 양일간 장소:남한산성과 양평 첫날:남한산성 인연이란 참 묘하다.시작하는 모든 것은 다 인연으로부터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장소가 많지만 하필이면 남한산성으로 정해진 것도 어찌 보면 인연에 끈 달린 보이지 않는 선 같은 게 있지 않았을까, 세상의 인연 줄이 된 네트워크를 통해 작은 만남의 장이 커지고 단체가 되고 안에서 밖으로 나와 오늘 `남한산성`여기까지 오게 됨은 생전에 산성을 쌓을 때 성돌 하나라도 얹었던 선업의 공덕으로 윤회를 거쳐 다시 와서 걷게 되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400여 년의 세월이 흐른 그 시대에는 경기도에 있는 성이라 해서 경기도 사람만 성을 쌓았겠는가, 조선 팔도의 부역자를 다 모았을 테니 우리가 지금 전국에서..

카테고리 없음 2018.04.30

제주올레 축제 양평

코스:세미원-양수 문화체육공원-느티나무 쉼터-물안개 쉼터-두물머리-생태학습장-용늪 삼거리-건강생태마을-양수역 축제 둘째 날, 양평 남한산성에서 오후 3시 반 경에 끝나고 버스로 한 시간 정도 달려서 4시 반 경에 양수리 한화리조트로 가서 먼저 총회를 했다. 회의를 하다 보니 시간이 조금 부족한 듯했다. 총회도 처음이고 회칙도 자세히 보지 못해서 진행과정을 지켜보기만 했다. 몇몇 안건이 제의되고 회의를 했지만 결론을 단 번에 내는 건 더 거쳐야 할 단계가 있는 듯해서 결론에 이르지 못한 채 저녁 6시가 넘어서 끝이 나고 예약된 식당으로 갔다. 숙소와 식당이 다소 떨어져 있어서 버스로 이동해서 식당으로 갔다. 적당히 걸었고 시장기가 느껴질 때가 되어서 식당은 바쁘게 움직였고 주 메뉴는 오리주물럭이었는데 별난..

카테고리 없음 2018.04.30

이보다 더 좋을수는 없다.

하늘만 천국이더냐, 땅에도 가끔은 천국 같을 때가 있다. 봄비가 연 3일씩이나 이어지더니 세상은 다 씻겨지고 땅이 해갈하고도 남은 물은 계곡에 넘치고 온 세상이 다 빛나는 날, 일 년 중 몇 안 되는 날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이렇게 좋은 날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 세상을 관조하는 것이다. 늘 노안으로 보이는 풍경 같던 서울이 마치 장님이 개안해서 처음으로 만나는 세상같이 빛난다. 4월 들어 세 번째 북한산에 간다.한 주가 지날 때마다 새로운 모습이다. 처음엔 새싹이 돋고, 다음번에는 꽃이 피고, 다시 가니 낮은 곳엔 잎이 무성하고 올라갈수록 아직 진달래 고운 색이 생생하다. 산 위에서 바라보는 배산임수의 수도 서울의 선명한 모습이 한눈에 보이고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진산들의 줄기가 그림같..

등산 2018.04.25

북한산의 봄

다시는 안 올 줄 알았다. 그 봄이 세상이 다 얼어붙었던 지난 겨울,이 동토에 어떻게 봄이 다시 올까 싶었는데 봄은 다시 오고, 봄은 모체가 되어 죽움같았던 수많은 것들에 생명을 불어넣어 키워내는 중이다. 언젠가는 나 또한 흙이 되거든 저 꽃자리 하나 빌려서 해마다 다시 오는 자연이고 싶다. 지금 내가 빛이 차단 된 방 한쪽에서 손가락을 놀리고 있는 이 시간에도 바깥에는 봄이, 꽃이, 잎이 찬란히 빛나고 있을 테지. 아침에 강아지와 꽃길을 산책하고 왔는데 아름다운 길의 풍경이 지워지지 않고 어제 다녀온 북한산의 푸르른 산천의 풍경도 지워지지 않아 다시 달려가고 싶은 시간이다. 잠시도 잠잠할 수 없는 마음이 어디론가 마구 끄달리고 아무것도 안 해도 괜히 바빠지는 마음이 된다. 그것이 봄인가 보다. 멀리 가..

등산 2018.04.18

경주에서 북한산까지

봄은 게으를 사람 곁에는 머물러주지 않는다. 사월초반부터 국토 아래위를 뛰어다니며 봄을 쫓다보니 게으리지 않아도 달아나는 봄을 따라가기 힘든다.일주일에 3개의 산을 오르며 근래들어 체력과시를 시험하는건지 경주남산을 다녀와 이튿날 아침에 경주 선도산을 오르고 오후에 집으로 와서 또 이튿날 북한산을 갔는데 이산저산 다 봄의 화신이 내려앉아 교태의 몸짓을 한다.살아 있다면,사람이라면 그 유혹에 매혹당하지 않을 자 누가 있으랴! 요즘은 무리를 하거나 위험한 곳엔 가지말라고 식구들한테 늘 제지를 당한다.여행을 다녀와서 쉬지 않고 또 등산을 한다면 분명 나무랄 것 같아서 다 출근한 다음 강아지한테 미안하지만 또 혼자 두고 "엄마한테 이르지마" 하고 식구 몰래 출근과 퇴근 사이를 살짝 다녀올만한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

등산 2018.04.16

남양주 천마산

몇 년 전부터 천마산에 야생화가 많다는 소문만 듣고 간다 간다 하면서 늘 다른 곳에 밀렸던 천마산에 드디어 갔다. 집에서 남양주 천마산역까지는 몇 번을 차를 갈아타야 하는 불편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교통은 좋은 편이다. 지하철 경춘선을 타고 남양주역에 내려서 언닥받이 차도를 건너면 바로 천마산으로 가는 진입로가 있다. 쉽게 찾을 수 있는 묵현리 마을 뒤로 올라가니 길이 참 좋다. 흔히 있는 마을 야산쯤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남양주시 중앙에 자리 잡은 812미터의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어엿한 백 대 명산이었다. 산 아래는 하얀 목련이 활짝 피었고 진달래도 피었다. 그러나 작은 풀꽃 하나라도 찾으려고 열심히 살폈으나 우리가 가는 길은 군락지가 아니었는지 꽃은 보이지 않고 우뚝우뚝한 봉우리를 보면서 저기..

등산 2018.04.04

내변산 쇠뿔바위봉

달구지도 않은 쇠뿔을 단숨에 뽑아야 하는 힘을 다 쏟았다. 북한산 염처봉을 겁 없이 오르던 용기는 어지로 가고 요즘은 가는 곳마다 오금을 저리 게하는 구간을 만나면 몸이 먼저 알아차리니 마음도 움츠리게만 된다. 눈 산행을 하고 나서 두 달 정도 산행을 쉬었더니 더욱 힘든 산행이었다. 남녘의 삼월 하순은 초여름 같았다.그래서인지 산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노루귀는 이미 잎이 올라와 있고 겨우 끝물만이 그 가냘픈 목이 갈잎을 헤치고 나와 가늘게 떨고 있었다. 삼월에는 풀꽃이 먼저 피어나고 이어서 생강나무 꽃과 진달래가 피기 때문에 삼월의 산행은 어떤 기다림, 설렘 그런 것이 있다. 그런데 산 중턱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이미 진달래가 피어 있었다. 기다림도 설렘도 주지 않고 이미 와 있는 꽃 앞에서 난 왜 이쁘다..

등산 2018.03.28

해파랑길 44코스(인제천리길팀과 함께)

설악동 해맞이공원-정암해변-낙산사-낙산해변-양양 남대천-양양 장터 길은 끝이 없다. 끝이 있는 길은 삶의 길 뿐이다. 길 앞에는 수많은 수식어가 붙고 어떤 길의 끝에는 목적지가 끝났을 뿐 언제든 다시 시작이 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살면서 얼마나 많은 길을 걸었겠냐만 느즈막에 가장 좋아하는 테마의 길은 아름다운 동행이 있는 길이다. 요즘 난 자주 그런 길을 간다. 세상에서 길을 제거하면 무엇이 남을까,.... 봄은 자꾸만 밖으로 나를 불러내고 나는 봄바람이 데려다주는 곳으로 나서기만 하면 언제나 동행이 있어 너무 좋다. 이번에는 앞 뒤 다 잘라먹은 생소한 해파랑길 44코스로 가는 길이다. 부산에서 시작해서 38선을 그은 곳까지 동해안을 따라 우리나라 등줄기를 따라가는 길이다. 처음부터 걸었다면 곧 끝 지점..

living note 2018.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