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겪어온 "힘들어"라고 하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희미해져서 지금 겪고 있는 것에 가장, 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게 된다. 해마다 겪는 더위도 그렇다. 지난해도 삼복더위는 넘어가기 힘든 고개였지만 지금은 올여름이 가장 덥다고 느껴진다. 점점 더 체력적으로 적응력이 약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사계절을 날씨 같은 건 아무 문제도 안되던 시간들도 있었다. 삼복더위에도 얼음물을 몸속으로 들어부우면서 산행을 즐겼고 땀으로 옷이 다 젖으면 바람과 만났을 때 시원해서 더 좋다고 했었지만 이제는 그런 게 싫어진다. 땀에 젖어 달라붙는 옷도 싫고 힘들게 오르는 것도 싫다. 평소에 아무 느낌 없이 당연하던 것들에 대해서 새삼 고마움을 느끼는 것들이 참 많다. 바로 가전제품들이다. 누구나 다 쓰고 있는 물건들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