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붉은 꽃이 없다더니 딱 맞는 말이네. 사월 초 대구에서 시작한 벚꽃놀이가 오늘로써 딱 열흘째다. 벚꽃명소를 찾아다닌 지 열흘 만에 내 몸은 꽃몸살을 앓을 지경이다. 쉬어야 할 때쯤이면 꼭 야속한 비가 내린다. 그때가 내일인지 벌써 많은 비가 예보되어 있다. 그것도 아주 별나게 온다고 한다. 비바람 천둥 번개라니, 꽃비가 내려 꽃물이 흐를 것 같다. 사월중순, 연분홍의 초절정을 이루는 나날들을 집안에 있으면 봄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라도 하듯이 부지런히 쫓아다녔다. 어디 나뿐이겠는가. 가는 곳마다 곱게 봄물을 들이는 사람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지나가는 시간을 잡기라도 하듯이 꽃나무 아래서 추억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 중에도 봄이 온 줄도 모르고 꽃이 핀 줄 도 모르고 허둥지둥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