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나의 노후대책

반야화 2024. 11. 23. 15:41

노후 대책의 사전적 의미로는, 편안한 노후생활을 위하여 사전에 세우는 계획이나 수단이라고 되어 있다. 노후대책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경제적인 게 1순위로 꼽을 텐데 물론 맞다. 당연하다. 그런 기본적인 거 말고 내가 생각하는 노후대책이란 시간관리와 건강관리다. 경제적으로 빈틈없이 대책을 잘 세워놓았는데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게 힘들거나 건강하지 못하면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다. 돈이 많아도 쓸 수도 없고 시간이 남아돌아도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을 세워놓지 않으면 아마도 사는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나는 늘 말한다. 살만큼 살고 보니 잘 노는 게 노후대책이라고. 잘 논다는 건 건강하다는 뜻이고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뜻이다. 논다는 것이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잘 돌아다닌 다는 것이다. 가정주부라는 건 은퇴도 없다. 기본적인 일이 있기 때문에 그것조차 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 외 시간을 잘 노는 것이, 놀 줄 아는 것이 노후를 위해서 가장 좋은 대책이다.

나는 등산을 오래 해왔고 트레킹을 좋아해서 친구들과 늘 좋은 길이 있으면 함께 걸으면서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이 너무 좋다. 그냥 길만 걷는 게 아니라 그 길에서 보는 걸 사진 찍고 다녀와서는 글로 남기고 풀포기 하나 꽃 한 송이까지 이름을 찾으면서 외우기도 하는데 그게 다 공부가 된다.

여행도 많이 하고 밖으로 나가는 시간이 많아서 가족에게 미안할 때 하는 말이 있다.
"엄마가 잘 노는 게 노후대책이야, 너희들한테 아파서 폐 끼치지 않기 위해서야"
그렇게 말하면 다 수긍을 한다. 우리 가족 모두 건강관리 잘해서 서로에게 폐 끼치지 않기, 그렇게 하자며 뜻을 모으고 대체로 지켜나가는 편이다. 직장에 다니는 가족은 밖으로 나가는 운동보다 기계적인 운동을 한다. 그래도 그게 어디야 하면서 노력하는 것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나는 집에 있는 시간도 잘 즐긴다. 아침해가 내방 깊이 비쳐 들면 먼저 커피잔을 들고 책상에 앉아 화단의 꽃을 바라보면서 차를 마신다. 꽃들도 아침을 먹는구나 생각하며 대화를 한다. 그리고는 책을 보고 글도 쓰고 하는데  그런 시간을 좋아해서 안팎의 생활을 즐기는 시간으로 채우는데 무엇이든 즐길거리가 있어야 되고  그것이 마음까지 윤택하게 하기 때문에 마음이 행복해지는 것 또한 노후대책다. 아직은 무료한 시간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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