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탄천 수변공원

반야화 2024. 11. 14. 21:05

지난여름 너무 뜨거워 그늘이 없는 강변길은 잘 가지 않다가 가을이 되니 햇빛 받으며 걷는 것도 참 좋았다. 우리 집에서 탄천은 걸어서 금방 갈 수 있는 거리다. 탄천 분당구간은 사계절이 아름다운 곳이어서 늘 운동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저마다 운동하기에 여념이 없다.

탄천은 용인 구성에 있는 법화산 기슭에서 발원하여 한강 청담대교 밑으로 흘러드는 약 35.6킬로미터의 하천이다. 지난해는 내가 늘 산책하는 이 물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궁금해서 물길 따라 한강까지 이틀에 걸쳐서 완주를 했다. 여러 동내를 지나면서 이쪽저쪽을 이어주는 교량이 70개나 되고 지류도 여러 개가 있었다. 그중에는 이름이 잘 알려진 세곡천, 양재천도 탄천의 지류라는 걸 알았다. 이름 모를 골짜기를 흘러내린 물줄기가 한테 모여 하천이 되고 강이 되어 바다를 찾아가는 여정이 얼마나 아름다운 동행인지 그 흐름을 따라간다는 것도 잠시라도 물의 흐름에 동행하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탄천으로 산책을 갔더니 너무 늦게 찾았는지 지난봄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자리에 단풍이 든 잎도 꽃만큼 아름답다는 걸 알기에 다시 찾았더니 잎은 다 떨어지고 그 많던 억새도 별로 없고 강물을 막아 보를 만드는 물막이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전의 모습이 아닌 것에 실망했다. 분당구간에는 지류인 동막천도 있다. 동막천 구간도 수변공원이 너무 좋은 곳이다. 탄천변보다 더 멋진 곳인데 이상하게 억새도 베어진 것 같고 단풍도 져버려서 되돌아오는 길이 멀기만 했다.

잘 흘러가는 물을 왜 막아서 보를 만들까. 물이 잘 흐르지 못하면 썩는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 더 좋게 한다는 것이 꼭 좋지만은 않다. 부디 더 나빠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내 눈길은 물줄기 뒤편에 우뚝한 불곡산을 바라보며 걸었다. 불곡산 단풍은 강물과 함께 어우러지는 멋진 풍경인데 걷는 길에 짙은 갈색톤 가을풍경 한 자락을 실망한 탄천 언저리에 끌어다 놓아서 산을 바라보며 허전한 마음을 채우고 왔다.

가장 먼저 왜가리들의 군무를 본다.

물아지랑이도 특별하다.

불곡산과 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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