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과 기다림의 대상이 자연일 때가 가장 순수하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그리움은 때론 괴로움이 되기도 하고 기다림은 상처로 돌아오기도 하지만 자연은 어느 누구의 특정 대상이 아니라 그리워하는 자의 대상이 되어준다. 자연은 그냥 있어주기만 한다. 치장하지 않아도 예쁘고 새파랗게만 살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그것이 무위의 자연이다. 얼마나 좋은가, 자연의 심성이. 오랜만에 그리운 제주의 숲을 찾아간다. 올레길을 두 번 완주하기 위해서 또는 산과 숲을 찾고 싶을 때 부단히 쫓아다니던 제주를 한동안 가지 못하다가 자연을 대하는 마음이 나와 똑같은 친구들의 만남이 제주에서 이루어졌다. 그래서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어 제주로 가면 이야기가 참 많아서 좋다. 길지 않은 일정이지만 심신 가득 채우고 오는 여행이다.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