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덤으로 얻은 산행 같다. 예정에도 없던 일정을 숙소로 가는 차 안에서 "우리 영실 갈까" 하는 이 한마디에 우리는 산으로 갔다. 2014년 10월 중순에 찾았던 영실풍경이 스치면서 갑자기 변경한 일정이 자칫 놓칠 뻔했던 한라산 영실코스를 가게 되어서 너무 잘 한 선택이었다. 적기보다 약 열흘정도 늦었지만 아직 산 아래는 단풍이 들지도 않았다. 그만큼 높고 낮음이 가을을 맞는 시기가 다르다. 가을은 시간을 먹는 괴물인가, 하루에 며칠을 먹어치우는 것 같다. 가을인가 싶으면 바로 겨울이다. 그러니 마음이 얼마나 바쁜지 따라가기가 힘겨울 정도다. 제주에는 갈 곳이 너무 많다. 그러나 우리는 자연을 제쳐놓고 제주를 논하지 않는다. 어느 카페가 뷰가 좋은지, 어느 식당이 맛이 좋은지는 관심이 없다. 다만 한..